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한자교실] 극



"극적(劇的)인 역전승(逆轉勝)을 거두었다"는 말을 가끔씩 듣는다. 몹시 긴장되거나 감격스러운 인상을 받는 장면을 일러 '극적(劇的)'이라고 하는데, 글자 그대로의 뜻은 '연극과 같은 요소가 있는, 연극을 보는 것처럼 감격적이고 인상적인'이라는 의미이다. '劇'은 극장(劇場) 극작가(劇作家)에서는 '연극'이라는 의미이지만, 극렬(極烈) 극약(劇藥)에서는 '심하다'는 의미이다.

 

'極'은 '지극할 극' '다할 극'이다. 극도에 이른 풍치나 최상의 경치를 극치(極致)라 하고, 힘이나 마음을 다하는 것을 극진(極盡)이라 하며, 가장 끝 높은 자리에 오름을 등극(登極)이라 한다. 지구의 북쪽 끝은 북극(北極)이고, 극단의 우익 사상을 극우(極右)이다.

 

성경(聖經) 잠언(箴言)에는 "노(怒)하기를 더디 하는 자는 용사(勇士)보다 낫고, 자기를 이기는 자, 곧 극기(克己)하는 자, 마음을 다스리는 자는 성(城)을 빼앗는 자보다 나으니라"라는 말이 나온다. 플라톤도 "극기(克己)가 가장 위대한 승리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어려움을 이기어 내는 일을 극복(克服)이라 하고, 속속들이 잘 밝힘을 극명(克明)이라 한다.

 

생물체나 그 감각기관에 작용하여 반응을 일으키게 하는 일인 '자극(刺戟)'에서의 戟은 '갈라진 창 극'이고, 하극상(下剋上)에서의 '剋'은 '이길 극'이며, 나무의 가시 또는 고난이나 장애 따위를 비유하여 이르는 말인 형극(荊棘)에서의 '棘'은 '가시나무 극'이다. 두 물체 사이에 생기는 틈 또는 사귀는 사이나 의견 등에서 생기는 틈을 간극(間隙)이라 하는데 이 때의 '극(棘)'은 '틈 극(隙)'이다.

 

안연(顔淵)이 인(仁)에 대하여 물었을 때 공자는 "극기복례(克己復禮)"라고 말하였다 한다. 자기를 극복하고 예(禮)로 돌아가는 것이 '인(仁)'이라는 의미이다.

 

 

전북일보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기획[뉴스와인물] 회사원에서 ‘선교사’로, 인생 후반기에 펼쳐진 반전

만평[전북만평-정윤성] ‘빛의 혁명 1년’ 곳곳에 숨어있는 내란의 어둠…

국회·정당여야, 내년도 예산안 합의…5년 만에 법정시한 준수

오피니언APEC 이후 한중관계 전망에 관해

오피니언[사설] 불법 계엄 1년, 단죄하되 국민에너지 모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