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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 이겨내는 도민들 '피서법 백태'

열대야가 기승을 부린 22일 밤 전주시민들이 전주체련공원으로 나와 더위를 피하고 있다.../안봉주기자 안봉주(bjahn@jjan.kr)

 

지난 19일부터 '찜통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이같은 무더위는 야간에는 '열대야'로 모습을 바꿔 밤잠을 빼앗고 있다. 불쾌지수도 모든 사람들이 불쾌감을 느낀다는 83을 넘나들고 있다. 22일에도 전주지역의 낮최고기온이 올들어 가장 높은 35.3℃를 기록했으며, 남원 34.3℃, 임실 33.6℃, 정읍 32.4℃ 등 대부분 지역에서 올들어 최고기온을 경신했다. 기상전문가들은 올해의 무더위가 한반도를 뜨겁게 달궜던 지난 94년의 폭염과 비슷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어 시민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도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시민들의 '더위와의 전쟁'을 지면에 옮겨본다.

 

△야간나들이족 북적= 회사원인 최모씨(35·전주시 덕진동)는 지난 20일부터 퇴근 후 곧장 가족들과 함께 집과 가까운 체련공원을 찾곤 한다. 밤까지 계속되는 찜통더위를 견디기에는 에어컨만으로는 역부족이기 때문. 더욱이 하루종일 틀어놓은 에어컨 바람때문인지 첫돌을 맞은 아들이 콧물을 훌쩍이자 최씨는 무더운 한 여름밤을 보내기 위해 당분간 체련공원을 출퇴근할 작정이다.

 

최씨처럼 야간까지 계속되는 무더위를 피해나온 가족단위의 '야간나들이족'들이 체련공원과 덕진공원 등으로 몰리고 있다. 대부분의 야간나들이객족은 돗자리를 비롯해 과일이나 음료수 등을 꼼꼼하게 준비하게 마련. 이들의 알뜰함때문에 인근 노점상 업주들은 '사람들은 몰리는데 매상에는 변화가 없다'며 울상을 짓고 있는 형편이다.

 

△이열치열형도 있다= 일선 초·중·고등학교 운동장에는 운동을 하면서 더위와 정면대결을 펼치려는 '이열치열'형의 시민들도 적지않다. 실제로 전주시 금암동 A초등학교 운동장에는 오후 10시가 넘도록 수십명의 시민들이 배드민턴을 치거나 조깅을 하며 땀을 흘리고 있었다.

 

딸과 함께 배드민턴을 치던 주부 엄모씨(45)는 "지난주부터 오후 9시가 되면 어김없이 딸과 함께 이 곳을 찾고 있다”며 "야간에 운동을 하면 피곤할 것 같지만 땀을 흠뻑 흘린 뒤 샤워를 하고 나면 오히려 숙면을 취할 수가 있고 딸과의 관계도 더욱 좋아져 일거양득의 효과”라고 말했다.

 

△알뜰피서 즐겨요= 냉방시설이 완비된 백화점이나 서점 등에는 돈들이지 않고 더위를 쫓으려고 하는 '알뜰족'들도 늘고 있다. 특히 이들은 길을 가다 가까운 은행이나 서점 등을 틈틈히 방문하거나 아예 오전부터 백화점이나 대형할인점 등에서 쇼핑을 즐기면서 더위를 식히고 있다.

 

또 학기중에는 시험기간에만 '반짝인기'였던 대학교 도서관이 최근에는 학생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전북대 경영학과 3학년 백모씨(24)는 "예전에는 책을 빌리거나 공부를 하기위해서 도서관을 찾았지만 날씨가 더워지면서 학교에 오면 무조건 냉방시설이 잘된 도서관으로 직행하고 있다”며 "특히 최근에는 도서관에서 데이트하는 연인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인라인대회 한밤중에 열리기도= 무더위로 전국규모 대회가 한밤중에 열리는 진풍경도 연출되고 있다. 지난 20일부터 전주 송천동인라인경기장에서 열리는 제16회 문화관광부장관기 대회는 경기일정을 아예 오후 4시부터 잡았다. 정오부터 오후 4시까지 폭염을 피해보자는 주최측의 생각 때문. 경기는 20일 대회 첫날 밤 11시까지 이어졌고, 23일까지 오후 4시부터 밤 10시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기업들도 더위와의 전쟁= 도내 기업들도 작업시간 및 공정 일부를 조정해 휴식시간을 늘리는가 하면 빙과류 및 음료수와 보양식을 제공하는 등 탈진예방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 전주공장의 경우 기존 '2시간 작업, 10분 휴식'을 20분 휴식으로 전환하는가 하면 이달 31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공장가동을 전면중단하고 휴가에 돌입할 계획이어서 이 기간동안 도내 협력업체들도 휴가에 들어간다.

 

휴비스 전주공장 및 팬아시아페이퍼 전주공장 등 대규모 사업장도 고열 작업장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에어컨 설치·가동 및 통풍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반면 일부 중소기업들은 주간작업을 축소하고 야간작업으로 전환하는가 하면 수박 및 빙과류와 보양식 등을 제공하는 업체들도 늘고 있다.

 

특히 건설현장의 경우 일사병 등 만일의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점심식사 시간을 2∼3시간으로 늘려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하고, 철근 및 레미콘 등 기온과 연관된 공정 등을 조정하는 한편 현장에 음료수와 소금 및 수박 등을 비치해 탈진을 예방하고 있다.

 

△유통업계 특수 만끽= 유통업계도 불볕더위덕에 음료와 빙과 판매량이 부쩍 증가하는 등 무더위특수를 누리고 있다. 또 성수기를 맞은 냉면집과 얼음가게도 매출이 뛰고 있다.

 

이마트와 농협하나로클럽 등 대형유통업체들에 따르면 빙과류는 전주대비 60∼80%이상, 음료도 40%에서 최고 2배가량 판매량이 급증했다.

 

농협하나로클럽에서는 지난주 일평균 1백30만원대에 머물던 음료매출이 이번주들어 2백50∼2백70만원대로 2배가량 뛰었으며, 아이스크림매출도 30만원대에서 50만원대로 60% 증가했다.

 

이마트에서도 지난 26일부터 빙과류매출이 전주대비 80%이상 늘어난 3백만원대를 기록하고 있으며, 음료도 일평균 7백만원어치 팔리는 등 일주일전보다 40%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얼음집도 더위특수를 누리고 있다. 전주시 고사동의 S얼음은 지난주까지만해도 주문이 거의 없었는데 이번주들어서는 하루평균 10∼15개(3kg)가 나가고 있다. 덕진동의 D얼음도 무더위가 본격화되면서 전주대비 3∼4배이상 주문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얼음판매업체들은 지난해와 비교해서는 매출이 줄었다고 호소했다.

 

냉면집도 무더위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서신동의 D냉면집은 전주대비 매출이 20%이상 늘어났으며, 고사동의 H업체도 고객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조동식·은수정·조경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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