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그리운 사람에게 띄우는 엽서한장] 옥수수감자고구마 나눠먹던 추억의 언덕저편 떠올려본다

진상순(시인)

칠례에게.

 

옛 익산군 청금산 아래서 자란 너에게 동심으로 이 편지를 띄운다. 청순하고 정이 많던 친구야 간절히 보고 싶다.

 

서울에서 매월 고향 친구 모임을 갖지만 너의 소식을 몰라 모두가 궁금해 하고 있다.

 

희끗한 머릿결이 세월의 무게를 재는 듯 청보리밭 이랑에서 너를 그리는 마음. 달뜨면 약수터까지 뛰고 웃던 그 유년이 석류알처럼 더욱 새록인다.

 

옥수수 감자 고구마 풍요롭지 않았지만 순종하고 마분지에 흑심 침 발라 공부했던 우리들의 성장과정이었지. 삶의 넑두리에서 만남을 잠시 접어 두자며 보낸 세월이 이렇게 오래 될 줄 몰랐구나.

 

주름살 너머 그동안 쌓아둔 이야기들 기억 저 편 언저리에서만 이따금씩 떠올려야 하는 우리가 아니었던가. 친구야 명분없는 순종은 부덕이 아님을 돌아보자.

 

이제는 자신을 위해 건강을 추수려야 하며 소식과 더불어 만날 날을 기원한다.

 

/진상순(시인)

 

전북일보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정치일반李대통령 “대한민국 행정 중심엔 지방정부…모든 주민 만족할 성과 내달라”

정치일반대통령실 “감사원 정책감사 폐지…직권남용죄 엄격히 적용”

정치일반전북도, 복권기금 녹색자금 공모 3개 시·군 사업 선정… 국비 14억 확보

정치일반새만금개발청, 핵융합에너지 연구기지 경쟁력 모색

경제일반[건축신문고]건축설계변경, 언제까지 건축사가 안고가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