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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메아리] 걸음마 뗀 부부공동재산제 운동 - 김귀녀

김귀녀(전주여성의 전화 대표)

‘이 사람이 제 귀를 때려서 잘 안 들리고 치료를 계속 받아야 해요(계속 귀를 만지며). 사람들 앞에서도 막 때려요.‘ 흥분!

 

‘아이고, 기가 막혀서! 1년에 집을 수 십 차례나 나간 남자가. 여자에게 미처서!’

 

양쪽 다 소리가 커지기 시작한다. 전주법원가사조정실에서 있었던 사례다.

 

가정폭력상담을 하면서 행위자(남편)와 피해자(아내)를 많이 만나고 있지만 남편을 때린 아내는 처음 만났다. 내심 그럴만한 사연이 있겠다 싶어 더 흥분하기 전에 말을 끓고 남편에게 먼저 짧게 질문을 했다.

 

원고인 남편은 이혼은 안한다며 손사래를 첬다. 이혼할 의사가 없단다.

 

원고가 이혼소송을 해놓고 이혼할 의사가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때렸다고 한 아내는 뭐라고 할까 궁금하다. ‘이혼! 당치도 않단다.’

 

그런데 그다음 말이 “재산을 공동명의로 해다오!” 큰소리로 당당하게 주장했다.

 

듣던 중 의외고 반가운 소리다.

 

가사조정을 하면서 '부부재산공동명의'를 말하는 아내를 지금까지 만나 보지 못했다. 대부분 아내들이 이혼을 원할 때 양육권, 친권 주장은 많이 하지만.

 

피고(아내)는 결혼 후 자영업을 하면서 같이 고생하며 돈을 모았는데 남편은 쓰고 싶은 대로 다하면서 자기는 마음대로 돈을 써보지 못했다. 그리고 자신의 이름으로 된 재산이 아무것도 없다. 거기에다 남편은 바람까지 피운다.

 

그렇다. 아내의 주장은 매우 타당하다.

 

'부부공동재산제운동'은 한국여성의전화연합과 전주여성의전화가 벌이고 있는 여성운동이다. 여성의 경제적 권리 확보를 위해 이 운동을 시작했다. 이제 걸음마를 뗀 단계에 있지만 우리는 여성들이 기존의 틀 안에서 벗어날 것을 격려 할 것이다. 위 사례의 여성처럼 남편에게 재산권에 대한 주장을 많은 여성들이 할 수 있기를 우리는 기대하고 있다.

 

주머니 돈이 쌈짓돈인데 굿이 뭐 그럴 것이 뭐 있느냐? 하는 의견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오래된 사고의 의식 변화가 필요한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재산이 부부공동명의로 되어있을 때 남녀평등의식의 수준도 달라질 수 있다.

 

부부가 살다가 등 돌리고 돌아서 법원까지 오면 마지막 까지 팽팽하게 끈을 놓지 않고 싸우는 것이 재산문제이다. 행복한 미래를 위해서 우리 집 재산은 어떻게 되어 있는지 살펴 볼 일이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휴대폰부터!

 

 

필자 약력 : 한국방송공사 전주방송총국 아나운서, 전주시 시정평가단(여성복지분야), 전주교도소 성폭력모니터링위원, 전주지방법원 가사조정위원, 전주여성의전화부설 가정폭력상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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