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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사람에게 띄우는 엽서한장] 현학적 표현으로 詩를 현혹한 나는 엄청난 충격을

유대산(시인)

K에게.

 

하나의 풍경을 한 여인처럼 사랑할 수 있는가, 작가 까뮈가 그의 작가수첩에서 던진 질문이네.

 

그를 접한 순간, 평생 시와 함께 살겠다면서도 현학적이고 감상적인 표현으로 詩를 현혹한 난 엄청난 충격과 두려움을 느꼈다네.

 

시를 쓰겠다고 ∼척만 하면서 남 다른 사랑법만 폼 잡고 스스로 썩지 않고 싹틔우려 발버둥친 나 또한 네 고기가 내고기냐 내 고기가 내고기냐만 놓고 내 안은 출렁이고 있었네.

 

내가 아파트로 이사 온 후 이름 모를 두 개의 산봉우리가 매일 아침 유리창까지 무릎을 당겨 앉자 눈인사를 했지만 나는 한 번도 그의 손을 잡아주지 않았네.

 

나의 그리움은 아주 먼 우주 어디쯤에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네.

 

까뮈를 만난 후 그를 찬찬히 훑어보다 가만히 그의 손을 잡아 본 순간 뜨거운 전율을 느꼈다네.

 

그때 나의 가장 소중한 것들은 가장 가까이에 있음을 알았네.

 

이제 주변부터 사랑해야겠네. 무언가 진지하게 열정적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누구나 개성적이지 않던가.

 

영혼의 불꽃으로 세상을 밝히다 보면 내 그리움의 詩도 아내처럼 내 품에 포근히 안기지 않겠는가.

 

/유대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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