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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메아리] 이주여성 차별은 '폭력' - 김귀녀

김귀녀(전주여성의전화 대표)

20대 초반의 베트남여성. 한국의40대 농촌 총각과 결혼해서 2년 동안 농촌지역에 살았다. 병원에서 첫 딸을 낳았으나 시어머니와 남편이 병원에서 퇴원하자마자 갓난아기와 쫓아냈다. 수중에 돈이 없어서 시골길 4km정도를 약한 몸으로 걸어 나와 경찰(지구대)에 도움을 요청. 익산지역 경찰의 안내로 우리 쉼터에 들어왔다.

 

그 이주여성은 서툰 우리말로 어렵게 상황을 말하며 하루 밤을 지내면서 아기만 바라보며 하염없이 울고 있었다. 의사소통이 잘 안되어서 이주여성쉼터로 연계시켜준 사례다.

 

이 여성의 단편적인 모습에서 우리나라로 시집을 온 농촌지역의 이주여성들이 당하고 있는 인권침해의 한 단면을 엿볼 수 있다.

 

전주여성의전화에서는 지난 2005년부터 이주여성을 대상으로 우리의 전통문화 읽히기와 한국어교실운영, 이웃으로 살아가기 등의 사업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전라북도지역에 살고 있는 이주여성들은 대부분이 동남아지역에서 온 빈곤여성들로 결혼알선업체를 통해 국제결혼을 한 경우다. 이주여성들이 모두 다 고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수의 여성들이 한국에 대한 꿈을 가지고 왔을 터인데 그 꿈이 실현시키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 여성들의 꿈이 언제 가는 이루어지리라 믿으며 우리단체의 자원활동가들은 현장에서 그들의 아픔을 어루만져주고 고통을 함께 나누고 있다.

 

한 조사에 의하면 이주여성들이 어려움을 호소한 것 중에 첫째가 의사소통, 둘째가 문화적 갈등으로 나타났는데 실제로 한국의 전통문화 알기와 집단상담을 통해 그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말이 잘 통하지 않아서 겪는 애로사항과 자녀들의 교육문제를 꼽고 있다. 부부가 말이 통하지 않게 되면 서먹함이 오래가고 벽이 생기기 마련이다. 부안지역에서 이주여성과 결혼한 남편이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없는 것과 아내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를 모를 때’ 제일 답답하다고 했다. 그렇다면 아내 나라의 말을 빨리 익히고 아내가 우리문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서로 끌고 밀어줘야하는데 그들 남편들과 가족, 이웃들은 이주여성들을 무시하고 차별하고 있다. 마치 돈을 주고 사온 노예처럼 대하는 인종차별을 하고 있는 것이다.

 

‘모든 차별은 폭력이다.’ 라 했다. 이주여성들과 결혼한 남편들은 물론이고 우리나라 사람들의 외국인 혐오증, 특히 동남아 지역에서 온 이주여성들에 대한 인종차별은 이제 벗어던져야 한다.

 

단일 민족이라는 우월감과, 외국인 혐오증을 버리지 않는 한 인종차별, 성차별은 계속 될 것이며 인권침해는 부수적으로 따라 다니게 되어 있다. 2020년 무렵에는 국민결혼 5쌍 중 1쌍이 국제결혼이라는 전망이 있다. 그 때는 농촌마을에 어느 곳은 베트남. 캄보디아, 필리핀 마을로 이름이 바꿔져있지 않을까 상상해본다.

 

 

/김귀녀(전주여성의전화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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