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리인하 도내 금융권·산업계 반응

은행 '예금금리 인하 움직임' 중기 '유동성 경색 풀어주길'

한국은행이 27일 기준금리를 현행 5.00%에서 4.25%로 0.75%p 전격 인하했다. 총액한도대출의 금리도 현행 3.25%에서 2.5%로 0.75%p 낮췄으며 환매조건부채권 대상에 은행채와 산업은행 채권을 비롯한 일부 특수채를 포함하기도 했다.

한은은 이날 긴급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이렇게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한은의 기준금리는 지난 9일 5.25%에서 5.0%로 내린 뒤 18일만에 다시 추가로 인하됐다.

한은이 임시 금통위를 열어 기준금리를 내린 것은 9.11 테러 당시 이후 처음이다.

한은의 금리인하로 가계와 중소기업들은 이자부담을 덜 것으로 보이며 원화유동성 경색도 어느정도 풀릴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되고 있다.

한은은 또 내달 추가인하를 시사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 금융가에서는 '기준금리 인하가 시장에 크게 반영되지 않고 있는 것 같다'며 향후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반응이다.

△금융권 반응=시중은행들은 예금금리를 인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우리은행은 다음주 예금금리를 0.30-0.75%p 내린다고 발표했다. 국민은행도 금리인하를 검토하고 있으나 인하 시기와 폭은 미정이며, 하나은행과 기업은행도 수신 금리를 인하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시장금리 추이를 보면서 수신금리 인하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한편 전북은행은 당장 금리를 인하하기 보다는 2-3일 시장 반응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전북은행의 한 관계자는 "CD금리가 내려가긴 했지만 인위적 흐름 이상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면서 "시장에서 자금이 원활하게 풀리고 주식시장이 안정돼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제2금융권도 은행들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솔로몬 저축은행은 지난 주말 1년짜리 예금금리를 8.0%에서 7.9%로 낮췄고, 전일 저축은행은 비교적 낮은 금리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은행권의 움직임을 봐가면서 금리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전일 저축은행의 한 관계자는 "은행이나 제2금융권이나 금리에 별 차이가 없는 상황이어서 주변 여건을 살피면서 결정할 사항"이라고 밝혔다.

△지역 산업계=중소기업진흥공단 남궁옥 전북본부장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조치를 일반 은행들이 즉각 대출금리에 반영해 중소기업들의 유동성 경색을 풀어주고 이를 통해 그동안 관망해왔던 설비투자 등에 중소기업들이 적극 재검토할 여건을 조성해줘야 한다"며 "미국발 금융 위기 등으로 기업활동이 크게 위축돼 있는 중소기업들을 위해 추가 금리 인하도 적극 고려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전주상공회의소 김장용 사업지원팀장도 "이번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는 소상공인 등의 금융이자 부담 완화에 다소 도움이 주는 한편 침체된 경기를 조금이나마 부양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도 소상공인 등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지원정책이 보다 많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