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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마주보기] 문화예술계에 긍정의 힘 필요하다 - 이 찬

이 찬(소리문화의전당  예술사업부장)

작년 미국을 중심으로 시작된 금융위기는 우리들의 가정 경제까지 영향을 미쳐 불안하고 위축된 마음으로 2009년을 맞이하였다. 올 한해 공연예술분야도 대형공연의 실종과 중소 공연기획사들의 도산으로 어두운 한해가 될 것 같은 예감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그러면 이 어려운 난국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그 동안 한국의 공연예술은 모든 장르에서 양적, 질적 비약적인 발전을 가져왔다. 특히 공연 시장은 뮤지컬과 크로스 오버 등 순수 장르에서 벗어난 공연들이 약진이 두드려 졌다. 7~80년대 외국의 공연들은 거의 일본을 거쳐 한국에 선보였지만 지금은 전 세계 유명공연들은 직접 국내 기획사 또는 공연장과의 계약으로 전국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세계 빅 시장으로 거듭났다. 눈부신 발전이 아닐 수 없다.

 

전국 공연장은 115개로 늘어났다. 불황,불황 해도 지난해 우리나라 유료 공연시장은 2007년 보다 26.5%늘어난 6004편이고 티켓 판매금액도 36%증가한 약 2천억을 기록했다. 이 수치는 국내 대형 티켓예매사 티켓 판매분(전체 시장의 70%)을 분석한 자료다. 물론 작년 하반기에 시작된 전 세계 경기 불황이 실물 경기로 발전하기 전이긴 하지만 전 장르의 고른 발전을 보였고, 영화 시장의 위축 속에서 나온 결과여서 더욱 의미가 있다. 그러나 실물 경기로 직접 접어드는 올 해는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 예상된다. 그렇지만 이런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

 

단 기간 내 팽창한 공연시장은 이제는 거품을 걷어내는 기회가 온 것 같다. 특히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내용이 부실한 뮤지컬이나, 장르의 벽을 넘나드는 정체불명의 공연장르 등은 관객들이 냉정한 평가를 내려야 한다. 또한 관객의 눈높이에 맞추지 못한 부실한 공연들은 이번 기회에 사라져야 한다. 또 하나는 공공성의 공연예술이 확대되어야 한 다는 것이다. 지난 IMF 후 사회의 패러다임 변화 중 전국 공연장 건립, 국악 대중화 사업 등 민간에서 하기 어려운 공공성 사업의 지속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이 문화예술의 발전을 가져왔듯이 지금 새롭게 공공성의 공연예술정책의 필요한 시기이다. 지난 공공성 사업은 하드웨어적인 측면에 집중되었다면 이제는 소프트웨어, 즉 공연 등 예술 사업의 확대에 역점이 주어져야 한다. 전국의 115개의 공연장은 공공성을 가진 공간이 민간에서 하기 어려운 다양한 장르, 다양한 형태로 관객의 문화 충족을 해소시켜 줘야 한다.

 

연초에 가족들과 함께 짐 케리 주연의 '예스맨'이라는 영화를 재미있게 보았다. 예스맨은 통상 우리가 일컫는 사전적 의미로는 자기주장 없이 무조건 윗사람의 말에 동조하는 부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예스맨이라는 의미는 긍정적인 일에 도전하는 좋은 의미를 담고 있다. 대표적으로 칼 애렌(짐 캐리)는 자타가공인하는 노맨(No Man)이다. 그는 친구의 권유에 못 이겨 인생 역전 자립프로그램에 가입한 후 긍정적인 삶을 살기로 결심한다. 처음엔 억지로 예스(Yes)라고 얘기하던 것이 점차 그 예스로 인하여 기회가 생기고, 주위 사람을 도와주게 되고, 결국 승진과 멋진 로맨스가 이뤄지는 긍정의 힘을 보여주는 영화였다.

 

경제 불황으로 모두가 어렵다. 그렇지만 포기 할 수는 없다. 문화예술계도 마찬가지이다. 지금까지 문화예술계의 거품을 걷어내고, 공공적 예술을 확대하여 보다 많은 관객들이 용기와 희망을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이미 우리는 문화가 힘이 되는 시대를 살고 있고, 어려울 때 일수록 더욱 그 힘을 필요로 한다. 지난 IMF도 슬기롭게 극복했듯이 이번 경제 위기도 또한 슬기롭게 극복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문화예술계 관계자, 아티스트, 관객 모두 예스맨처럼 긍정적인 힘이 필요할 때이다.

 

/이 찬(소리문화의전당 예술사업부장)

 

◆이찬부장은 세종문화회관 기획위원, 김해문화의전당 공연기획팀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예술사업부장으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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