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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차례 폭풍 맞은 사법부…먹구름 여전

지난 한 주 간 계속됐던 전국 각급 법원의 판사회의가 21일 서울고등법원 배석판사회의를 고비로 일단락된 모양새다.

 

대법원 수뇌부는 경고 차원에서 신영철 대법관 사태를 마무리지으려 했지만 모두 16차례 열린 판사회의에서 일선 소장 판사들은 신 대법관이 `촛불재판'에 개입,사법부의 독립을 훼손했다는 의견을 공식화하면서 사실상 신 대법관의 용퇴를 압박했다.

 

수뇌부와 소장판사들은 한 차례씩 카드를 주고받았지만 사법부에는 한 차례 폭풍우가 휩쓸고 간 뒤 또 다른 폭풍우가 한 차례 더 몰려올 것처럼 먹구름이 잔뜩끼어있는 상태다.

 

◇ 연쇄 판사회의 일단 진정국면 = 촛불재판 개입 및 대법원의 신 대법관 경고조치에 대한 반발로 지난 14일 서울남부지법에서부터 시작된 `릴레이식' 판사회의가21일 밤 서울고법 배석판사회의를 끝으로 일단 소강국면에 접어들었다.

 

초기엔 경력 10년 안팎의 소장판사를 중심으로 잇달아 열렸던 판사회의는 중.고참 법관이 포진한 고법까지 번지면서 이번주에 절정을 이뤘다.

 

지난 한 주 간 판사회의가 열린 법원은 고등법원급 4곳, 지방법원급 13곳 등 모두 17곳으로 전체 하급심 법원 26곳 중 절반을 넘었다.

 

이용훈 대법원장이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 권고를 수용해 13일 신 대법관에게`엄중 경고'하고 신 대법관이 같은 날 사과했지만 이런 일련의 조치가 미흡하다는여론이 일선 판사들 사이에서 형성되면서 연쇄 판사회의로 이어진 것이다.

 

판사회의의 공통 결론은 신 대법관이 명백히 재판에 개입했다는 것으로, 회의가거듭될수록 신 대법관의 거취에 대한 판사들의 의견이 강경해졌다.

 

지난 14일 첫 판사회의를 가진 서울남부지법 단독판사들은 "추후 논의하겠다"며언급을 자제했지만 같은 날 열린 서울중앙지법 회의에선 판사들이 "대법관직을 수행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다수였다"고 했고, 다음날 서울북부지법 단독판사들은 신 법관이 대법관직을 맡기에 부적절하다는 게 전체 의견이라고 용퇴 압박 수위를 더 높였다.

 

18일 의정부지법에선 "신 대법관의 용기와 희생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인천지법에선 "신 대법관이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언급도 나왔다.

 

중견 판사들이 모인 서울고법 배석판사 회의에선 신 대법관의 거취를 표명하는게 부적절하다는 다수 의견으로 견해를 공개하진 않았으나 재판에 개입했다는 결론만은 분명히 밝혔다.

 

◇ 신 대법관 결단도 쉽지않아 = 신 대법관이 재판개입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지는 행동을 해야 한다는 `대세'가 판사회의로 확인된 만큼 공은 이제 신 대법관과대법원 수뇌부로 넘겨진 셈이다.

 

대법원으로선 일선 판사들의 불신을 가라앉히고, 사법부가 국민신뢰를 되찾기위한 묘책이 절실하다.

 

신 대법관의 행위를 둘러싼 고참급과 소장판사 간 시각차에따른 조직 내부 분열 양상도 조속히 봉합해야 한다.

 

신 대법관과 대법원이 판사회의에 대응하는 가시적인 결론을 내놓지 않으면 사태는 더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소장 판사들이 연판장을 돌릴 것이라는 소문이 법원 내부에서 공공연히 돌고 있고, 재판개입의 직접적인 피해자라고 할 수 있는 촛불재판 담당 `촛불판사'들이 신 대법관의 개입 사례를 구체적으로 공개하겠다고 나서면서 압박 수위를 높이고있다.

 

하지만 신 대법관의 사퇴가 말처럼 쉬운 상황은 아니다.

 

이 대법원장은 신 대법관을 경고하는 선에서 사태를 종결지은 터여서 결정을 스스로 번복하지 않고서는 소장판사들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는 진퇴양난에 빠져 있다.만일 신 대법관이 전격적으로 용퇴를 결심한다고 해도 대법원이 인사검증을 제대로 못 했다는 비판 속에 대법관에 대한 대법원장의 제청권이 상처를 받을 수 있어이 또한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정치권이 탄핵 발의 문제로 시끌벅적하고 실제로 일정 부분 정치ㆍ이념 다툼으로 번진 탓에 신 대법관이 물러난 이후 사법부에 불어닥칠 혼란도 참작해야 한다는것이다.

 

지난 21일 신 대법관이 사퇴하기로 마음을 굳혔다는 보도가 일부 나왔지만 대법원은 이를 공식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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