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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례여중 축구, 맨땅에서 일군 '작은 기적'

창단 10년만에 전국대회 첫 우승·여왕기 전국종별여자축구 인천 가정여중 제압

'제17회 여왕기 전국종별여자축구대회' 우승을 이끈 삼례여중 축구부 맏언니들. 왼쪽부터 이정인, 전민찬, 최윤희, 윤혜리, 최빛나, 김세은 양(이상 3학년). (desk@jjan.kr)

"우리 아이들이 '영웅'입니다."

 

삼례여중(교장 정태정) 축구부 17명의 '악바리'들이 사고를 쳤다.

 

지난 23일 경남 함안 스포츠타운에서 열린 '제17회 여왕기 전국종별여자축구대회' 중등부 결승에서 인천 가정여중을 2-1로 누르고 정상에 오른 것. 지난 2000년 창단 이후 첫 전국대회 우승이다.

 

삼례여중은 이날 결승에서 전반 5분과 10분, 김미연(2학년)과 최빛나(3학년)가 잇따라 골을 터뜨리며, 전한울(2학년·전반 24분 골)을 앞세운 인천 가정여중을 제압했다. 예선에서 가정여중에 1-2로 진 터여서, 결승에서의 '설욕전'은 더 통쾌했다.

 

지난 16일부터 여드레 동안 야간에 펼쳐진 이번 대회에서 삼례여중의 활약은 눈부셨다. 예선 1차전에서 경북 항도중을 3-1로 꺾은 삼례여중은 2차전에서 부산 알로이시오중을 3-0으로 완파했다. 3차전만 인천 가정여중에 패했다.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맞붙은 경남 함성중과는 전·후반 90분을 뛰고도 3-3으로 비겨, 승부차기까지 갔다. 삼례여중 키커 5명은 모두 골을 넣었지만, 함성중 마지막 키커의 슛은 주니어 국가대표 상비군인 삼례여중 '수문장' 최윤희(3학년)의 손에 걸렸다.

 

삼례여중은 준결승에서 올해 전국대회에서 두 차례나 준우승을 차지한 대구 상원중을 2-1로 물리치고, 결승에서 가정여중마저 이기고 기어이 우승 깃발을 휘날렸다. '삼례여중이 올해 소년체전에서 은메달을 딴 것은 운'이라는 호사가들의 입방아가 멎는 순간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최빛나는 최우수선수상, 최윤희는 골키퍼상, 윤혜리는 수비상, 김수철 감독(50)은 감독상을 받았다.

 

삼례여중 축구부를 창단한 김 감독은 "어떤 전술보다 아이들이 용감하게 싸워줬다"고 말했다. 특히 3학년 선수 6명의 이름을 일일이 부르며, 고마움과 애틋함을 표시했다.

 

"최빛나는 혼자 여덟 골을 넣었고, 주장 윤혜리는 아이들을 잘 이끌어줬어요. 골키퍼 최윤희는 '펑펑' 날아다녔고, 이정인은 처음부터 끝까지 상대 스트라이커 발을 꽁꽁 묶었습니다. 전민찬은 발 부상에서 회복된 지 얼마 안 돼 체력적으로 힘든 상태인데도 열심히 뛰어줬고, 김세은은 함성중과의 경기에서 축구 입문 후 데뷔 골을 넣었습니다."

 

이번 대회에는 대구 영진전문대와 한양여대 등에서 뛰고 있는 이 학교 졸업생들이 찾아와 후배들을 응원했다. 김 감독은 "그 아이들이 '후배들만큼은 지역에 대학 팀이 생겨 객지에서 고생을 안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우승에 기뻐하면서도, 여전히 맨땅인 학교 운동장과 선수 확보 등을 걱정했다.

 

"방학 때는 한별고에서 밤에 불 켜놓고 훈련했는데, 이제 개학했으니까 다시 맨땅에서 해야죠. 3학년 선수들은 체전 전에 고등학교로 올려 보내고, 저는 올해 마지막 대회인 다음 달 추계연맹전이 끝나면 내년에 뛸 선수들을 스카우트하러 다닐 계획입니다."

 

김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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