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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실천, 이 사람의 약속] ②김용택 시인

"자연 파괴는 인류 자신의 파괴"…"생활 속 실천은 돈 몇푼 절약이 아닌 꼭 지켜야 할 약속"

김용택 시인이 마실 만큼의 물만 컵에 따르고 있다. 안봉주(bjahn@jjan.kr)

"기후변화라는 말보다는 인간들이 기후를 파괴해 왔기 때문에 기후 파괴라는 표현이 적절합니다."

 

김용택 시인은 오랫동안 자연과 생태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활동을 해온 활동가(?)답게 지구온난화 문제의 심각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근래에 일어나고 있는 이상기후 현상은 지구온난화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인간이 지구의 자원을 무한정 가져다 쓴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지적한 그는 인간들 자신이 살고 있고, 또 후손들이 살아갈 땅을 스스로 파괴하는 행위는 결국 인류 자신을 파괴하는 행위라고 경고했다.

 

무분별한 자원 사용으로 지구 생태계가 위협받으면서 인간성 파괴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그의 분석.

 

김 시인은 "혁명은 생각과 행동을 바꾸는 것"이라며 "지금은 기후변화에 대응한 녹색혁명의 시대이며, 기후변화는 인류 모두가 피할 수 없는 위기인 만큼 생활 속 작은 것부터 적극 실천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잘 알고 있는 김용택 시인의 일상생활은 어떨까?

 

그의 실천은 상상을 초월했다. 화장실을 갈 때 그는 가족들을 대상으로 '일 볼 사람'을 모집(?)한다. 용변을 본 후 변기 물을 한 번만 내리기 위해서다. 화장지도 될 수 있으면 처리가 덜 된 것을 쓴다. 제조 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적은 제품이기 때문이란다.

 

물을 마실 때는 반드시 컵에 먹을 만큼만 정확한 양을 따라 모두 마신다. 남는 물이 생겨도 배수구에 그냥 버리는 일이 없다. 이렇다보니 그의 집에서는 물 한방울도 그냥 흘러나가지 않는다.

 

"지구환경을 위한 생활 속 실천은 돈 몇 푼 절약하는 문제가 아닙니다. 탄소 배출 줄이기 위해 위해 반드시 지켜야만 하는 약속이죠."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아이들이 자연을 배우고, 또 사랑할 기회가 없습니다. 제대로 가르쳐 주지 않는데 어떻게 알 수 있겠습니까. 자연을 자세히 보고 사랑하는 것을 가르쳐 주고 실천하는, 엄마와 아이를 위한 자연학교를 만들어 볼 계획입니다."

 

옥상 정원 조성에 대한 평소 생각도 털어왔다. 가끔 주택가 골목길 구석구석을 산책한다는 그는 작은 단독주택에 사는 사람들이 옥상에, 화단에 무엇인가를 심어 가꾸는 것을 보면서 한편으로 아쉬운 생각이 들 때가 많았다. "이런 주택보다 훨씬 큰 건물들은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요?"

 

시인의 상상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공원에 꽃과 나무 뿐 아니라 논을 만들어 벼도 심을 수 있습니다. 도심 안에 자연을 더 적극적으로 끌어 들여야 도시가 건강해 질 것입니다."

 

기후변화에 대한 교육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개인의 일상적인 실천 교육이 필요합니다. 우유 용기를 예로 들면 많은 사람들이 팩과 유리병 중 어떤 재료가 탄소를 더 많이 배출하는 지 잘 모르고, 또 알려고도 하지 않지요. 유치원, 초등학교부터 구체적인 생활 지침 교과서가 필요한데, 이는 국어교육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는"환경교육 교과서를 전북에서 만들어 전국으로 전파시킬 수 있다"고 제안했다.

 

김 시인은 '녹색실천 약속'을 하나 더 해 달라는 주문을 받고, "무심코 사용하는 빨대를 무심코라도 사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김 시인의 정다운 친구, 어린이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얘기를 부탁했다. "남의 옳은 소리를 듣고 내 생각과 행동을 바꾸라."

 

그러나 이 말은 정작 이산화탄소 줄이기가 얼마나 절실한 상황인지 알고 있으면서도 생활 속에서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 어른들을 향해 "가슴에 꼭 새기고 작은 것 하나부터 실천하라"는 충고로 들렸다.

 

/전북 생명의 숲 고경희 간사

 

※ 다음 릴레이 주자는 '천주교 전주교구 이병호 주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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