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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여년만에 1만배 성장…지역경제 중추기관

정관계·상공·언론인 힘모아 1969년 12월 10일 5억으로 개점

1969년 12월11일자 전북일보 1면에 전북은행 개점 소식이 실렸다. 같은날 박대통령이 전북은행 예금 1호를 가입했다는 뉴스도 게재됐다. (desk@jjan.kr)

전북은행이 1969년 12월10일 수권자본금 3억원, 납입자본금 2억원으로 창립 개점한 후 40년이 흘렀다. 당시 전북은행 예금 1호는 박정희 대통령이었다. 박 대통령은 개점 첫날 정기예금 1호 통장의 주인이 됐고, 10만원을 예금했다. 향토적금통장 1호는 지역 상공계의 거두 고판남씨였다. 그는 2년짜리 향토적금통장을 개설했으며, 계약고는 5000만원이었다. 이렇게 들어온 첫날 예수금은 4억7000만원에 달했다. 창립 100여일인 1970년 3월말 현재 총예금은 10억300만원에 달했고, 총대출금은 5억7400만원을 기록했다.

 

'친절·신속·정확'을 행훈으로 출발, 40년을 달려온 전북은행의 12월 현재 총여신은 4조 4,474억원이다. 전북은행은 창립 40년만에 1만배에 달하는 자금을 지역경제에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는 셈이다.

 

전북은행 창립 40주년을 맞아 1969년 당시 지방은행 설립의 당위성을 잇따라 보도하며 여론을 이끌었던 전북일보 보도를 통해 전북은행 태동 분위기를 정리해 봤다.

 

도내에서 지방은행 설립 당위성이 정부 차원에서 검토되기 시작한 것은 1965년 당시 제16대 이정우 도지사가 전북을 방문한 박정희 대통령에게 브리핑을 하는 자리에서 "예금의 70%가 서울로 올라가버리고 지방민은 30%밖에 혜택을 못본다"며 지방은행 설립 필요성을 강력히 건의한 것.

 

이에 박대통령은 즉시 이후락 비서실장에게 검토를 지시했고, 이실장의 지시를 받은 한국은행과 감독원 간부들이 전주를 방문해 실상을 파악해갔다.

 

전북은행 설립의 물꼬를 튼 것은 제17대 도지사로 부임한 이환의씨였고, 당시 식산국장이었던 고건 전 총리가 실무를 맡았다. 이 도지사는 1969년 3월10일 서울 청진동 모처로 전북출신 국회의원과 재경실업인 등 47명을 초청, 본격적인 행보에 들어갔다. 그로부터 270여일동안 이들은 모두 5차에 걸친 발기인회를 거치며 주금과 행장 문제 등을 논의했다. 하지만 '낸다' '못낸다'등 줄다리기만 거듭했고, 급기야 설립 실무를 맡았던 엄주상씨가 중도 포기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이같은 분위기를 깬 주인공은 익산군 금마면의 지태순 지성양씨 부자였다. 전북 실업인 중에서 맨 먼저 2000만원의 투자를 약속한 것.

 

초대 은행장 설립을 놓고도 갈등이 있었다. 일부 갈등설이 흘러나왔고, 일부에서는 전남 황모씨가 거론됐다. 하지만 초대행장은 전북인이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했다. 옥구 출신의 최주한씨가 적임자로 거론됐지만, 최씨는 처음 거절했다. 당시 산업은행 업무담당 이사를 끝으로 금융계를 떠났던 그는 부산의 한 기업 회장으로 있었기 때문이다. 최씨는 고향민들의 삼고초려에 결국 응락했다. 이밖에 모든 직원은 금융계 실무진에서 발탁했다.

 

최 행장은 신흥건설 최현식 사장, 삼양사 김상홍 사장, 전주제지 이병철 사장, 지태순씨, 미원 임대홍 회장, 고판남 회장, 일본의 김갑문씨 등의 현금불입이 은행 설립을 좌우한다고 판단, 숨가쁘게 뛰었고, 이들 모두 응해주었다. 이들의 1000만원대(1주당 1000원, 1만주)의 대주금불입이 끝나자 나머지는 일사천리였다.

 

296명의 주주 중 서울은 15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2억1000만원의 현금 불입분 중 1억1000만원이 재경실업인에 의해 이뤄졌다. 특히 재일거류민 김갑문씨는 1000만원을 현금불입, 도민들을 감격하게 했다. 전 문교부장관 이선근박사가 10주, 농촌의 무명인 등 수많은 도민들이 1인 1주 응모해 힘을 보탰다.

 

당시 전북은행의 특징은 지불준비금을 뺀 나머지는 도민에게 융자, 빠른 대출, 2%P 높은 정기예금 이자 등이었다. 이 때문에 '조건없이 전북은행을 육성하자'는 분위기가 들끓었다.

 

 

김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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