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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을 살린 사람들] 박영택 고창황토 대표

부친 콘크리트 벽돌공장 터에 황토벽돌 만들어 연 5억 매출…이불·화장품 등도 생산

고창군 공음면 칠암리에 자리 잡은 '고창 황토'는 철근콘크리트의 등장과 함께 자취를 감춘 황토를 시대적 상황에 알맞게 되살리며 전통과 현대를 접목시키는 기업이다.

 

'고창 황토'를 창립한 박영택씨(43)는 콘크리트 벽돌공장을 운영하는 아버지 밑에서 청소년기를 보낸 후 서울에서 기업체 기획실에 취업했다. 불혹의 나이에 막 진입하던 박 대표는 부친이 운영하던 콘크리트 벽돌공장이 운영난으로 쓰러졌다는 소식을 접했다. 박 대표의 탯자리인 고창 공음면 일대는 고품질 황토가 지천으로 널린 곳. 고민 끝에 공장을 인수한 박 대표는 황토를 활용한 친환경 산업을 일으키기로 마음을 다졌다.

 

인수 후 첫 작업은 콘크리트 공장시설을 모두 고물상에게 넘기는 데서 시작되었다. 부친의 못마땅한 성화를 뒤로 하고 200만원짜리 황토 벽돌 기계와 함께 시작된 공장은 주변의 예상과는 달리 주문이 이어지며 밤샘작업도 예사였다. 초기 주문량이 급증한 이유는 박 대표가 서울에서 형성한 인적 네트워크 덕분이었다.

 

"초창기엔 인부를 맘대로 부릴 수 없어, 수동식 황토 벽돌기계를 직접 돌리며 밤늦게까지 작업을 벌이곤 했다"는 박 대표는 "그래도 조상들의 옛 가옥방식에 대한 관심을 갖는 수요자들이 의외로 많아 흐르는 땀 속에서 희망을 보았다"며 웃는다.

 

황토 벽돌공장의 첫 해 사업성적표는 총매출 1억5000만원. 하루 생산능력이 500장인 수동식 황토 벽돌기계가 비오는 날과 한겨울을 제외하고 일년 내내 풀가동된 셈이다.

 

창업 두 번째 해인 2008년 박 대표는 덜컥 1억5000만원 짜리 반자동 황토 벽돌기계를 사들여 버렸다. 가능성이 보이는 곳에는 과감히 투자하는 박 대표의 기업가 정신은 딱 맞아떨어졌다. 500장에 그쳤던 하루 생산량이 3000장으로 늘었고, 연간 매출액도 5억원으로 훌쩍 늘었다.

 

황토 벽돌의 급성장과 함께 황토산업의 가능성에 눈을 뜬 박 대표는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적황토, 호황토, 홍토, 백토, 흑토 등 오색황토를 갖춘데 이어 황토몰탈, 황토페인트, 황토석, 구들장 등 관련 건축자재에 손을 댔고, 최근엔 황토와 복분자를 이용한 화장품에도 진출하고 있다. 또 황토로 염색한 천으로 만든 황토차렵이불, 황토베개, 황토잠옷 등 황토산업의 영역을 확대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올들어 새롭게 내놓는 야심작은 황토침대. 국내 유통 관련 대기업인 H홈쇼핑이 고창황토의 명성을 전해 듣고 먼저 제안해 만든 황토침대는 침대 겉면에 화학제품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황토와 천연재료만으로 마감하는 최신 공법을 적용, 소비자들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친환경 기법만으로 황토 표면을 마감할 수 있었던 것은 연구개발비를 아끼지 않는 박 대표의 경영 철학 덕분이었다. 홍쇼핑 업체는 황토침대 물량을 확보, 이달말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의 사업 아이템은 아날로그적인 향취가 물씬 풍기지만, 경영방식은 첨단 디지털을 적용하고 있다. 그의 디지털적 사고방식은 기업 도메인(www.gochnag.co.kr)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고창의 대표적인 도메인을 일찍이 선점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인터넷과 쇼핑몰계와 인맥을 쌓으며 사업의 영역을 확장시키고 있다. 인터넷 홈페이지도 손수 꾸미는 박 대표는 남들이 욕심을 낼만한 도메인을 상당수 보유하고 있는 인터넷 방면의 실력가이다.

 

김경모·김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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