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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마주보기] 김연아의 눈물 - 문윤걸

문윤걸(예원대 문화영상창업대학원교수)

 

2010년 2월 25일 금요일 오후 1시 30분경, 김연아 선수가 마침내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이 눈물은 곧 전국민을 울렸다. 많은 사람들이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김연아 선수의 완벽하고도 황홀한 연기에도 큰 감동을 받았지만 연기를 마치고 난 후 흘리는 김연아 선수의 눈물에 더 큰 감동을 받았다고들 말한다.

 

그 눈물의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김연아 선수는 인터뷰에서 그 눈물이 무슨 의미였는지 모르겠다고 하였다. 그냥 눈물이 나더라고 했다.

 

나는 그녀가 흘린 눈물의 의미가 무엇이었는지 알 듯 모를 듯 하다. 하지만 그녀의 눈물을 보며 우리가 흘린 눈물이 어떤 의미였는지는 잘 알 것 같다. 그 순간 우리가 흘린 눈물은 공감했기 때문이 아닐까. 김연아 선수는 스스로 왜 눈물을 흘렸는지 모르겠다 했지만 우리 모두는 그 눈물이 어떤 의미였는지, 그리고 그 눈물이 무엇을 말하는지 말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그 알 듯 모를 듯한 의미에 크게 공감했던 것 같다. 그에 덧붙여 우리 나름대로 김연아 선수가 느꼈을 엄청난 부담감과 그 부담감을 뚫고 마침내 소망하는 모든 것을 이뤄낸 데 대한 자랑스러움, 또 그 과정에서 그녀가 겪었을 무수한 어려움과 고난, 이 모든 것이 한 순간에 겹치면서 대견하면서도 안쓰럽고, 자랑스러우면서도 미안한, 그 복잡한 심정에 그녀의 눈물에 화답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이 눈물은 이내 우리 모두를 행복하게 해 주었다. 그것은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일생에 다시 없을 지 모르는 귀중한 메달을 따냈다는 안도감 때문이 아니라 엄청난 부담감 속에서 단 하나의 목표를 위해 모든 것을 헌신하며 애써온 사람을 보는 즐거움 때문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그러한 행복감으로 거대한 공감의 세계를 만들어내는 행복감을 맛보았던 것이다.

 

문화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또 이래야 하지 않을까. 사람을 서로 공감하게 하고, 그러한 공감의 감동을 맛보게 하는 것. 그것이 문화의 힘이며 동시에 문화의 사명이지 아닐까 말이다. 사람이 사람다운 것은 나 아닌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고 그들의 삶을 내 삶처럼 받아들이며 때로는 기쁨과 행복을, 때로는 슬픔과 어려움을 함께 나누는 것 그것이 아닐까. 아무런 조건없이 서로를 받아들이며 마음을 함께하는 것. 그로 인해서 너와 내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끼는 것, 그것이지 않을까 싶다.

 

올림픽은 그 자체로 경쟁의 무대이다. 또 철저하게 자본의 논리에 따라 움직이는 무대이다. 그러한 경쟁의 무대에서 '공감'이라는 감동이 만들어 진다는 것이 참으로 놀랍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 즉 치열한 자기애(自己愛)로 인해 이기심에 가득한 경쟁이 난무하고 있다. 더 많은 것을 갖기 위해, 남보다 더 높은 자리에서 더 많은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다른 사람의 삶은 안중에도 두지 않는 경우가 흔하다. 하지만 김연아의 눈물과 그에 화답하는 우리의 눈물은 아직도 우리 사회에 희망이 남아있음을 보여준다. 그것은 아직 우리가 공감하면 행복해 한다는 것 때문이다. 나는 이제부터 '공감'의 문화를 전하는 행복전도사가 되어보려 한다. 2010년 우리 사회에 '공감'의 문화가 꽃피우기를 바란다.

 

/문윤걸(예원대 문화영상창업대학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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