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세상만사] 임승래-염규윤-문용주-최규호-? - 조상진

조상진(본지 논설위원)

우리나라의 교육감 선출방식은 임명제→ 간선제→ 직선제로 변모해 왔다.

 

첫 민선교육감 선거는 1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1년 민선 교육위원회가 구성되고 1992년 처음으로 민선교육감이 탄생한 것이다. 당시 교육위원은 지방의회에서 선출했으며 교육감은 교육위에서 소위 '교황 선출 방식'으로 선출했다.

 

전북의 경우 첫 민선교육감은 임승래씨가 기록했다. 이후 염규윤→ 문용주→ 최규호씨가 바통을 이었다. 이제 곧 다섯번째 교육감이 나올 것이다.

 

벌써 교육자치의 역사가 20년 가까이 흘렀다. 이분들에 대한 냉엄한 평가가 있어야 할 시점이다. 이들의 공과(功過)를 딛고 전북교육의 미래 비전을 마련하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 아닐까 싶다.

 

임승래 교육감(1992.8-1996.8)은 교육위에서 10명 이상의 자천 타천 후보를 물리치고 교육감에 당선되었다. 임명직이었던 설인수 유재신 홍태표씨 등의 뒤를 이어 비교적 무난하게 전북 교육을 이끌었다. 교원과 행정직의 인사원칙이 지켜졌고 학력수준도 타 시도에 결코 뒤지지 않았다.

 

그러다 1996년 선거부터 부패 냄새가 진동하기 시작했다. 교육위에서 염규윤 교육감(1996.8-1997.2)을 선출했으나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6개월을 채우지 못하고 중도 하차해야 했다. 당시 교육위는 복마전이었고 교육위원들은 교육감 입지자들과 함께 줄줄이 법정에 서야 했다.

 

이어 보궐선거로 문용주 교육감(1997.2-2004.8)이 취임했고, 다음 선거에서도 당선돼 7년 6개월동안 재임했다. 문 교육감은 자질에 대한 시비가 없지 않았으나 비교적 인사의 투명성이 지켜졌고 전국 시도 교육청 평가 등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다 후반부 들어 특정인의 인사 전횡으로 욕을 먹기도 했다.

 

최규호 교육감(2004.8-2010.6)은 학운위원들에 의해 뽑혔고, 2008년 8월 실시된 최초의 주민 직선제에서도 연속 당선돼 기대를 모았다. 최 교육감은 농어촌 학교 무상급식과 자치단체로 부터의 교육재정 확보 등에 성과를 올렸다. 그러나 2년 연속 시도 교육청 평가와 내부 청렴도에서 꼴찌의 수모를 당했다. 수능성적 등 학력에서도 전국 최하위권을 면치 못했다. 특정학교 출신 편중인사 역시 자주 도마위에 올랐다.

 

결국 민선 교육감 18년의 성과는 초라하다. 내내 날개없는 추락을 해 온 셈이다. 물론 이것을 모두 교육감의 책임으로 돌릴 수는 없다. 인재의 수도권으로 이탈과 낙후된 경제력을 더 큰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하지만 교육계 수장의 역할이 미흡했던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교육감이 사심없이 교육에 올인하고 모범을 보였더라면 오늘날 전북 교육이 이 지경에 이르진 않았을 것이다.

 

이제 도민들은 이같은 과정을 냉철히 성찰할 필요가 있다. 이틀 앞으로 다가온 교육감 선거에 좀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얘기다.

 

이번 교육감 선거는 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원과 달리 정당공천이 없는 게 특징이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을 위한 것이다. 그런 탓에 교육감 선거를 잘 모르는 유권자가 의외로 많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50% 안팎이 무응답층이다.

 

이번 선거에는 오근량 고영호 김승환 박규선 신국중 등 5명의 후보가 맹렬히 뛰고 있다. 이들의 살아온 이력이나 정책 등을 꼼꼼히 뜯어보자. 그리고 전북 교육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청렴한 후보가 누구인지 가렸으면 한다.

 

/조상진(본지 논설위원)

 

전북일보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정치일반李대통령 “대한민국 행정 중심엔 지방정부…모든 주민 만족할 성과 내달라”

정치일반대통령실 “감사원 정책감사 폐지…직권남용죄 엄격히 적용”

정치일반전북도, 복권기금 녹색자금 공모 3개 시·군 사업 선정… 국비 14억 확보

정치일반새만금개발청, 핵융합에너지 연구기지 경쟁력 모색

경제일반[건축신문고]건축설계변경, 언제까지 건축사가 안고가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