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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만규의 섬진강 들꽃이야기] ⑦앵초

등굣길 앙증맞게 피어있는 앵초, 그때가 그립구나

 

담 너머 골목길에서 '투다다다다' 뛰어가는 소리가 난다. 샛별이가 타고 가야 할 학교 버스가 떠날 시간이 다 되가는지…. 마을을 떠난 사람들이 많은데다가 아이들의 출산조차 줄어들다 보니까 학생 수도 줄어들어서 마을 앞에 있는 분교가 폐교되었다. 그래서 샛별이는 10리 밖에 있는 학교로 통학 하는 것이다.

 

우리들의 어린 시절 학교 가는 길은 친구와 자연과 소통하는 시간이었다. 동네 어귀로 하나 둘씩 모여들어 논두렁, 밭두렁, 산모퉁이 돌아서 함께 걷는 학교 길은 놀이였다. 개울 건너다 장난쳐서 물에 빠지기도 하고, 들꽃 꺾어 머리에 꽂고 손가락 사이에 끼고 서로 내밀며 뽐내 보기도 하고, 그러다 싸우고, 그러다 어깨동무하고…. 친구들과 어울림을 알고 자연과 하나되어 학습하고 성장했다.

 

아이들은 이제 집 앞 까지 오는 스쿨버스의 엔진 소리를 들으며 학교에 간다. 길가 언덕에 앙증맞게 피어있는 앵초에게도 눈길조차 주지 못하고 학교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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