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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만규의 섬진강 들꽃이야기] ⑭수련

깨끗한 마음, 청순한 마음

수련은 물에서 사는 식물이기에 '水蓮'이라고 이해하기 쉬우나, '잠잘 수(睡)'를 써서 '睡蓮'이라고 한다. 수련의 꽃은 수면 운동을 하는가 보다. 땡볕이 이글거리는 한 여름 낮에는 아름다운 자태를 활짝 열어 보였다가 저녁이면 다시 오므린다. 그러니 궂은 날 하늘이 어두우면 낮일지라도 저녁인양 착각하기에 활짝 핀 수련을 보기가 쉽지 않다. 그렇게 밤이면 꽃잎을 접고 잠을 자기에 '睡蓮'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것 같다.

 

물밑 진흙 속에서 싹을 틔운 뿌리는 굵고 짧은데 가는 줄기를 수면에 띄우고는 잎사귀를 달아낸다. 우리가 쉽게 볼 수 있는 앞면의 잎은 녹색을 띠고 있지만, 물과 맞닿고 있는 뒷면은 암자색이 돈다. 열매는 꽃받침에 싸여있으며 물속에서 썩어 씨를 방출하는데, 씨는 육질의 씨껍질에 싸여있다. 시든 꽃은 물속으로 모습을 감추고 열매는 물속에서 맺어 추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17번 국도를 따라 섬진강 맑은 물에 마음을 씻고, 지리산 계곡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물로 더위를 가시고 중턱에 올라 칠불사에 머무니 나의 존재가 가벼워지는 느낌이 온다. 둘러보다 절 마당 한 켠 작은 연못 속 하얀 수련 꽃은 처음 보는데도 선연함을 갖게 한다. 로마신화에서 '님프(nymph)-물의 여신'이라 부를 만도 했거늘 가슴에 담아 두리다. 이집트에서는 수련을 국화로 정하고 있으며 '나이르의 신부'라는 애칭으로 부르고 있고, 태양신과 침묵의 신에게 바쳤던 꽃이라서 왕의 대관식에 쓴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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