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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50년 서예인생 필력…아석 소병순 고희 기념전

'채근담' '명심보감' 등 방대한 분량 일필휘지

"골 아프면 난 붓을 듭니다. 이놈만 있으면 맘이 아주 편안해져."

 

고희(古稀)를 맞아 아석 소병순 선생이 50년 서예 인생을 정리하는 개인전을 열고 있다. 14년 만에 연 이번 전시에는 평생 붓을 들고 먹고 잠자고 썼던 필묵이 모아졌다. 남정 최정균 선생에게 사사한 그는 고전을 철저히 익히고 재해석해 걸러낸 다음 유불선(儒彿仙)을 녹여낸 표현을 자유롭게 구사했다. 물 흐르듯 유려하면서도 굳세고 예스러움이 조화를 이룬 행초서(行草書)가 특히 뛰어나다.

 

「채근담」 1만 2600자, 「명심보감」 1만 1200자, 「도덕경」 5000자. 전시장이 비좁다 느껴질 정도로 방대한 분량을 일필휘지로 풀어내 동양철학의 깊이와 조형미를 동시에 보여준다.

 

"1971년 전북도전에서 서예 분과 최고상을 타면서 국전에 출품하기 시작했죠. 그런데 연거푸 세 번 떨어지니까 붓을 꺾고 싶었습니다. 그런 고비를 잘 넘기니까 다시 붓이 편안해졌어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란 말을 좋아하는데, 모든 게 다 마음 먹기따라 달렸다 싶습니다."

 

날카로운 붓끝 만큼이나 아석 선생은 시종일관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서예의 대가들도 임서(臨書·글씨본을 보면서 글씨를 씀)를 비켜갈 수 없듯 그는 임서에도 도전했다. 조지겸의 영향을 받았으나 물 흐르듯 바람이 부는 것처럼 자연스러우면서도 기운이 생동하는 임서를 만나볼 수 있을 듯. 그의 예술세계를 집대성한 「아석 소병순 서집」도 3월에 발간될 예정이다. 익산 출생인 그는 전북도전 특선, 추천 작가, 심사위원을 비롯해 부산시전, 인천시전, 전남도전, 경기도전 등 심사위원을 지냈으며, 창암 이삼만 선양회 회장으로 활동한 바 있다.

 

▲ 아석 소병순 고희 기념전 = 13일까지 전북예술회관 2층 전관.

 

이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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