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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원대 윤범모 교수, 도립미술관에 미술품 등 6300여점 기증

"희귀자료, 미술연구 지원하는 불쏘시개 됐으면"

"내가 인생에서 가장 잘한 게 바로 책을 읽고, 모은 것입니다. 전북과는 연고가 없지만, 예향의 맥을 잇는 전주를 좋아합니다. 전북도립미술관이 규모에 비해 소장품이 취약한 것 같아 평생 모은 미술 자료를 기증하게 됐어요."

 

지난 28일 윤범모 경원대 교수(61)는 그가 평생 모은 미술 전문 원서 1500여 권, 미술 서적 750여 권 등 관련 자료 6300여 점을 전북도립미술관에 기증하는 협약식을 가졌다. 그가 기증한 자료는 고미술부터 근현대미술까지 망라한 것으로 시중에서도 구입하기 어려운 책이다. 특히 영국 일본 중국 등 고미술 관련 외국 도서도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다. 무엇보다도 일제 때 '조선미술전람회전'의 도록 18권과 1995년 북한의 조선유물도감 편찬위원회에서 발행한 「리조시기의 회화」, 1992년 평양에서 발행된 「조선회화가 리석호의 화첩」과 1939년 일본군이 일본 최고급 화가를 동원해 전쟁을 정당화하는 기록으로 남긴 화집 「성전미술(聖戰美術)」도 눈에 띈다.

 

"10년 전에 평양에 공식 초청 받아 간 사람은 나밖에 없을 겁니다. 그 때 구입했던 자료에요. 이후에 「평양미술기행」이라는 책도 냈죠."

 

그는 이어 실기에 치우쳐 이론을 푸대접하고 있는 한국 미술 교육에도 쓴소리를 했다.

 

"서화를 작업해온 중국은 우리와 현실이 다릅니다. 무수한 서화가들이 활동하면서 미술 이론서가 꾸준히 출간됐죠. 화론이 그만큼 많은 나라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미술이론을 낮게 보는 분위기가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눈 밝은 사가가 안 나온 겁니다."

 

그는 "전북에도 걸출한 미술평론가가 몇 명이라도 나왔다면, 전북의 미술은 지금과 다른 모양새로 발전했을 것"이라고도 했다.

 

"미술관은 이제 전시에만 갇히지 말고 교육 연구에도 눈을 돌려야 합니다. 이번 기증으로 말미암아 공공미술관에 대한 기증 문화를 확산시키고, 희귀자료를 누구나 열람할 수 있도록 해 미술 연구자들을 지원하는 불쏘시개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는 동국대 대학원 미술사학과 박사과정을 졸업하고, 뉴욕대 대학원 예술행정학과에서 공부했으며, 동아일보 신춘문예 미술평론으로 등단해 미술평론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는 현재 도립미술관 소장품 수집 심의위원이기도 하다.

 

황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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