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14 23:43 (Fri)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chevron_right 전시·공연
일반기사

[전시] CBS 전북방송 창립 50주년 송만규씨 '섬진강, 들꽃에게…' 展

깽깽이풀, 산부추, 순채, 꽃향유…자연에서 깨달음을 얻다

'섬진강 화가' 송만규에게 투쟁적이었던 옛모습을 찾기란 쉽지 않다. 한 때 그는 싸움 투쟁 등 이런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혹한 속에서 자신을 지켜내는 들꽃처럼 말이다. CBS 전북방송(본부장 최 인)이 창립 50주년을 맞아 마련한 송만규 개인전'섬진강, 들꽃에게 말을 걸다'에서 아이러니하게도 화가의 이미지와 옛 투사의 이미지가 겹쳐 보였다. 눈 속에서도 진하게 피어있는 복수초를 보고 있노라면 그림을 그리며 민주화를 외쳤던 두 얼굴이 떠올랐다. 본보에 '송만규의 섬진강 들꽃이야기'를 연재했던 그는 다시 들꽃을 통해 하나되는 얼굴을 만들어가는듯 했다.

 

깽깽이풀, 산부추, 순채, 꽃향유…. 새벽강의 물안개, 바위돌 틈새 등 보이지 않는 느낌까지 섬세한 먹으로 그려냈던 그는 섬진강이 품고 있는 들꽃들을 그리면서 자연 앞에서 겸손해하는 자세를 배웠다고 했다. 그는 "높고, 큰 것에 치여 낮고, 작은 들꽃을 잊고 살았던 것 같다"며 "들꽃을 인간세상에 비교하면, 소외와 억압 속에서도 질긴 생명력을 갖춘 민중"이라고 했다.

 

"들꽃은 서로 싸우지 않아요. 헐뜯고 치고 받거나 몰아낼 줄 모르죠. 서로 속이지도 않습니다. 겉멋으로 감추는 대신 속살을 다집니다. 눈바람에도 빈 몸 쓰러뜨릴 줄 몰라 껴안고 견뎌요."

 

동양사상을 공부하고 있는 그는 "들꽃에서 사람살이를 배우게 된다"며 "통치하고 다스림이 없는, 평등하면서도 자유로운, 끊임없이 질서를 유지해 나가는 자연의 이치를 깨닫게 되길 바란다"고 했다. 깊은 향기를 이파리마다 매단 그의 들꽃 101점은 새로운 깨달음으로 또 다른 희망을 보여준다. 전작이 소품이긴 해도 자연이 주는 깊은 깨달음을 전하기엔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완주에서 태어난 그는 민족민중미술운동전국연합의장, 전국민족미술인협의회 중앙위원,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전북지회장 등을 지냈으며, 2002년부터 순창군 동계면 구미리에서 작업실을 마련해 섬진강을 화폭에 담아왔다.

 

▲ CBS 전북방송 창립 50주년 한국화가 송만규전 '섬진강, 들꽃에게 말을 걸다'= 19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