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무용수 테로 사리넨, 12일 소리전당서
프랑스 현대무용의 대모 카롤린 칼송의 전설적인 대표작이면서 솔로작'블루 레이디(Blue Lady)'의 첫 번째 무용수는 카롤린 칼송 자신이었다. 하지만 이번엔 핀란드 남자 무용가 테로 사리넨이 여성의 몸짓으로 풀어낸다.
'블루 레이디'는 1983년 이탈리아 베니스에 있을 때 신비스런 향수를 불러내는 도시에서 영감을 얻어 푸른 영상에 붉은 드레스 등 시각적으로 강렬한 이미지의 몸짓으로 풀어낸 작품. 칼송이 아들을 낳은 뒤 만든 작품으로 여성들이 인생의 다른 단계로 접어들면서 느끼게 되는 감정이 담겨 여성의 삶과 모성에 대한 새로운 이미지와 조우한다. 사리넨이 춤을 추는 동안 칼송의 춤이 뒷배경으로 투사되기 때문에 뚜렷한 대비를 느낄 수 있을 듯.
사리넨은 1990년대 일본, 네팔에서 아시아 전통 춤을 탐구하면서 다양한 장르의 융합을 추구해왔다. 1988년 파리 무용 콩쿠르에서 현대무용 부문 금메달을 수상했고, 핀란드를 대표하는 무용단을 이끌고 있다. 특히 일본에서 남성 배우가 여자 역을 맡는 가부키를 공부하면서 '블루 레이디'에 도움을 얻게 됐다. 사리넨은 "이 작품을 재작업해 개인적이고 내밀한 것에서 좀 더 보편적인 것으로 승화시키고 싶었다"며 "'블루 레이디'는 한 여성 혹은 한 남성에 관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 관한 작품"이라고 했다.
미국에서 태어난 칼송은 1968년 프랑스 파리 국제무용제에서 최고 무용수상수상을 계기로 1971년 유럽으로 무대를 옮겼다. 이후 수많은 창작품들을 쏟아내면서 현대무용의 중심지를 미국에서 유럽으로 옮겨놨다. 유럽 유수 발레단의 예술감독을 지냈고, 모스크바 국제무용협회가 주최하는 무용계 최고 권위의 브누아 드 라당스에서 2008년 안무상을 받았다. 2006년 이탈리아 베네치아비엔날레에서는 '블루 레이디'로 무용가로는 처음으로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 카롤린 칼송 · 블루 레이디 = 12일 오후 5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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