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조대장경 천년 한국사경연구회 회원전
우리가 세계에 자랑하는 해인사 소장 재조대장경판, 일명 팔만대장경판은 그 기초가 사경(寫經)이다. 목판에 글자를 새겨 책으로 찍어내기 위해서는 먼저 붓으로 한 글자 한 글자를 정성스럽게 종이에다가 베껴 적어야 한다.
사경의 이런 측면에 주목해 "사경 없이는 목판대장경도 있을 수 없다"는 의미를되새기기 위한 전시회가 초조대장경 천년을 기념해 열린다.
국내 대표적인 사경 전문가인 외길 김경호 씨가 이끄는 한국사경연구회가 14일부터 28일까지 서울 강남구 삼성동 무형문화재전수회관 기획전시실에서 '느림과 정치(精緻) 미학의 정수, 사경'을 주제로 내건 제6회 회원전을 개최한다.
연구회 김 회장은 "사경 없이는 대장경이 이루어질 수 없지만 대장경 천년을 기념하는 거의 모든 전시가 과거 대장경 유물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사경의가치와 의의에 대한 인식을 다시금 일깨우고자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전에는 회원 80명이 출품한 약 100점이 선보인다. 작품 내용을 보면 불경이 주류를 이루기는 하지만 성경이나 유교경전도 있다.
전통 사경을 망라하고자 장정 양식에서도 권자본, 절첩본, 선장본 등을 고루 내놓으며 재료에서도 금니, 은니, 경면주사, 주묵, 묵서 등이 선보인다. 바탕지 또한 자색지, 감지, 홍지, 상지, 백지 등으로 다양하며 현대적인 족자나 액자, 병풍도 나온다.
김 회장은 "사경은 과정 자체가 인욕과 정진"이라면서 "그렇기 때문에 한국불교에서 사경은 가장 오래된 수행법이자 가장 수승한 수행법의 하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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