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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족의 혼 담은 몸짓…최선 선생 '춤, 역사를 걷다-천년의 한지'

"늘 아프다 아프다 하시면서, 무대에만 오르시면 정말 거짓말처럼 날아다니세요."

 

장인숙 호남살풀이춤보존회 회장은 스승인 최선 선생(77)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2009년 대장암 수술 이후 갖는 세번째 정기 공연'춤, 역사를 걷다-천년의 한지'를 앞두고 연일 바쁘다. 건강을 이유로 가족의 만류도 뿌리치고 하는 공연이지만, 마지막 무대가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만감이 교차하는 듯 했다. 2009년에 이어 올해도 천년 한지의 숨결로 추는 춤을 선보인다.  무대는 '찬란한 빛, 꿈꾸는 향기', '닥, 너를 지키는 민족의 혼','천년의 세월, 그 아름다운 숨결' 등으로 진행된다. 한민족의 혼이 담긴 전주 한지와 흑석골에서 6대째 한지를 만들어온 송우석씨의 삶을 한국적인 춤사위로 표현했다. 여기에 색다른 이벤트가 준비됐다. 살풀이 장단에 맞춰 '원로 비보이'로 통하는 이스트기네스의 비보잉이 전통과 현대를 넘나든다. 10분 남짓한 살풀이를 20여 분으로 늘렸을 만큼 각별히 신경썼다. 무대가 커 이수자들이 고도의 절제미를 갖춘 한국적인 춤사위를 흩어지지 않게 제대로 전달하는 게 관건.

 

최선 선생은 "이전에 다른 무대에서 살풀이에 맞춰 비보잉을 했는데, 그림이 참 좋았다"며 "짧았던 게 아쉬워 제대로 살려봤다"고 했다. 물론 이번에도 한지가 돋보일 수 있도록 다른 장치는 거의 쓰지 않는다.

 

"전국에서 제일 아름답다"는 호남살풀이춤의 유일한 전라북도 무형문화재인 최 선 선생의 춤에는 호흡, 발디딤, 어깨 움직임 등 전라도의 멋과 흥이 녹아 있다. 단순히 손을 올렸다 내렸다, 뛰고 돌고 하는 것 같지만, 동작 하나하나에 예혼이 배어 나온다. 그는 입버릇처럼 "자신의 혼을 담은 춤을 춰야 한다"고 했다.

 

최선 선생의 식지 않는 열정에 이수자들도 늙어서도 춤을 놓지 않겠다는 같은 꿈을 꾼다. 최고 무용수의 60여 년은 바로 이렇게 보상을 받는 것이다.

 

▲ 호남춤살풀이보존회 '춤, 역사를 걷다-천년의 한지' = 9일 오후 6시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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