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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덕궁 금표가 전주 건지산에서 발견된 이유

황실 소유 경계석…전주 역사와 문화 보여주는 자료

▲ 건지산에서 발견된 창덕궁 금표.

전주문화원(원장 서승)은 전주이씨 시조묘가 있는 전주시 덕진동 건지산에서 창덕궁이라는 글자가 써진 금석문(금표)을 발견했다고 22일 밝혔다. 현장과 금석문을 확인한 김진돈 전라금석문화연구회장은 "창덕궁 소유로 된 땅의 경계를 나타내기 위해 세워진 것이며, 이곳이 신성한 건지산임과 동시에 조경단이 있는 곳이기 때문에 벌목과 묘지 쓰는 것을 하지 말라는 의미에서 푯말(禁標)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첫 발견자인 배동석씨(배순향 전 전주문화원장 부친)에 따르면 몇 년전까지만 해도 건지산과 건지산 주변 곳곳에 창덕궁 금표가 있었으나 체육시설들이 들어서면서 모두 없어졌다는 것이다. 그 중 이번에 발견된 곳은 전주승마장에서 백동저수지로 넘어가는 길 한 가운데 박혀 있었다.

 

문화원측은 발견지의 등기부상 땅 소유권 이동상황을 살펴본 결과 1920년에 창덕궁 소유에서 이왕직장관(일제강점기때 황실재산을 관리하는 기관) 명의로 변경된 사실을 확인했다. 문화원은 또 발견된 금표가 언제 제작되었는지 확실치 않지만 대략 1899년 전후로 추정되며, 일제시대를 거치면서도 이 경계석은 계속 효력을 발휘했을 것으로 보았다.

 

김진돈 회장은 "앞으로 전주에 있는 창덕궁 소유의 땅과 이왕직소유의 땅에 대한 실태조사를 한다면 많은 연구자료가 나올 수 있다"며, "비록 작은 돌맹이에 불과하지만 일제시대 토지정리 사업으로 인한 일본의 착취정책이나, 전주의 일제시대 역사와 문화를 파악하는 좋은 금석자료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전주문화원 서승 원장은 "이번에 발견된 조경단 부근의 금표는 조경단을 보호하기 위한 대한제국 왕실의 마지막 혼신의 힘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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