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지적에 저신용자 낮추고 실수요층 인상
신용등급 6등급인 직장인 이모 씨(38·전주시 서시동)는 최근 카드론으로 200만원을 대출 받았다.
이전에도 급전이 필요할 때 은행창구를 통해 번거로운 대출절차를 겪는 것이 불편해 가끔 카드론을 이용했던 이씨는 이전보다 높아진 이자율에 의문이 들었다. 지난해 카드론 이자율을 낮춘다는 언론 보도를 봤는데 오히려 대출금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일부 카드사들이 카드론 대출금리가 높다는 지적과 관련 금리를 조정하면서 카드론 이용이 사실상 어려운 저신용자에게 적용하는 이자율은 낮춘 반면 실수요자인 신용등급 1∼7등급의 이자율은 오히려 올리는 꼼수를 부린 것으로 드러났다.
고금리 영업을 못하도록 압박하는 금융당국에 맞서 카드사들이 '눈가리고 아웅'식의 편법을 동원한 것이다.
여신금융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주요 전업카드사들의 카드론 이용자 중 연 20% 이상의 고금리를 적용받는 비중은 최소 20%에서 최대 65%에 달했다.
이에 카드사들은 금융당국의 지나친 고금리 영업행태에 대한 지적과 관련 최고 이자율을 연 16.7%∼27.9%에서 15.9%∼27.3% 수준으로 최대 0.8%포인트 낮췄다.
최고 이자율이 낮아진 이유는 이들 카드사들이 8∼10등급의 저신용자들에게 적용하는 카드론 이자율을 0.5%포인트 안팎으로 내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카드론을 실질적으로 이용하는 신용등급 1∼7등급 이용자에게 적용하는 이자율은 최소 0.4%에서 최대 1.3%까지 올랐다.
이 때문에 실제 카드론을 거의 이용하지 못하는 8∼10등급 저신용자의 이자율은 내리고 카드론의 주 이용층인 증간 등급의 이용자들의 이자율을 올린 것에 대해 말이 많다.
이모 씨는 이에 대해 "카드론 금리는 인하했다고 했지만 속내를 보면 오히려 인상했다"며 "이와 같은 행태는 카드사들의 돈벌이 급급이란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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