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손열음 리사이틀 오늘 소리전당
안전 운행보다는 곡예 운전에 가까울 만큼 작품은 물론 작곡가 이름마저 낯선 이들의 레퍼토리에 도전한다. 그는 "미식가들이 이 세상의 진수성찬을 다 먹어보기를 바라듯이, 저는 세상의 모든 피아노곡을 다 치고 나서 죽고 싶다"고 했다. 쇼팽의 친숙한 독주곡에 앞서 19세기 프랑스 작곡가 알캉의 '이솝의 향연'을 연주한다. 후반부 프로코피예프의 소나타 8번에 이어 러시아의 현존 작곡가 니콜라이 카푸스틴의 연습곡 세 곡을 덧붙이는 방식. 알캉은 리스트·쇼팽과 교유했던 작곡가이며, 러시아의 카푸스틴은 프로코피예프 후세대 작곡가로 19세기 낭만주의든, 현대의 러시아가 됐든 관람객이나 연주자에게나 다채로운 표정을 불어 넣은 무대로 기억될 듯.
성실성을 바탕으로 한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연주력은 물론 고전을 바탕으로 현대음악을 새롭게 해석하려는 선구안까지 그가 차세대 주목받는 피아니스트라 불리는 이유는 한 두가지가 아닐 것이다.
앙코르를 다 듣기 전까진 손열음을 안다고 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 나올 만큼 그의 앙코르 곡은 비장의 무기. 재즈의 색채를 손에서 놓지 않으며 단련한 눈부신 건반 감각에서 이번엔 어떤 흥취를 느낄 수 있게 될까. 손열음은 "콩쿠르처럼 여러 작곡가의 작품을 나열해서 연주하는 것은 사절"이라며 "언제나 음악적 주제와 이야기가 깃든 연주회를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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