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장애인미술협회 소풍전 / 오늘부터 전북교육문화회관
소외 없는 세상을 꿈꾸며 붓을 든 장애인들이 소풍에 나선다. 전라북도장애인미술협회(회장 전해진)가 여는 '제6회 소풍전'이 10일 오후 3시 전라북도교육문화회관에서 문을 열고 23일까지 이어진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하는 이번 전시는 전해진 회장이 기획하고, 서양화가 이문수씨의 지도를 받은 장애인·비장애인들이 지난해 7월부터 미술 작업에 매진한 결과를 선보이는 자리. 이번 전시를 위해 도내에서 활동 중인 박인현, 송재명, 신석호, 심홍재, 이문수, 이승우, 전량기, 정상용, 조 헌, 차유림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기꺼이 내놨다.
비좁은 공간에서 수십 번의 덧칠로 자신의 꿈을 펼쳐 온 장애인들의 작품은 따뜻한 휴머니티를 전한다.
자신이 키우는 진돗개가 시원하게 똥 싸는 모습을 위트 있게 표현한 서점례씨는 척수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심한 변비로 고생하는 점에 착안해 '내 나라는 내가 지킨다'를 내놨다. 긴장된 남북관계를 희화화한 작품.
장애인인 할머니를 보호하는 손녀의 마음을 표현한 김쌍순씨의 작품 '등이가슴'. 비바람을 우산으로 막아주기 위해 작은 가방을 맨 단아한 소녀의 기도가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장 유 전라북도척수협회 전주시협회장은 전북장애인기능대회 시계수리·나전칠기 금메달을 땄을 만큼 다재다능하다. 길 위에 있는 벤치에 홀로 앉아 있는 사람의 뒷모습을 그린 '장애인의 삶과 희망'을 내놓으면서 장애인으로 살아가는 고단함을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한데 모여 하나창작미술교실 회원으로 활동하는 김나경, 김리나, 김현숙, 문성국, 박태숙, 송진현, 신도순, 우영충, 임인석, 전순영씨도 저마다 캔버스와 씨름한 작품을 선보인다. 회원들은 "내 그림을 보며 즐거워하는 사람들을 보고 싶다"며 "친구들과 휠체어 타고 전시회 갈 날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전해진 회장은 "이들의 작품에는 소박하고 순수한 삶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서 보고 있으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느낌이 든다. 장애를 떠나 미술을 통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