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리뷰】전주시립교향악단 제190회 정기연주회

어렵기로 악명높은 음악 도전 / 조였다 푸는 빠르기 조절 빛나

▲ 전주시립교향악단 공연 장면.
지난 22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 전주시립교향악단 지휘를 맡은 강석희씨가 마이크를 들었다. 모차르트 교향곡 29번에 뒤이은 '브루크너 등정'에 앞서 난해하기로 유명한 요제프 안톤 브루크너(1824~96) 무대에 대한 부담감을 덜기 위해서다.

 

브루크너 교향곡은 KBS 교향악단과 서울시향·부천필하모닉과 같은 내공이 탄탄한 오케스트라가 아니면 쉽게 도전하지 못하는 레퍼토리. 지휘자가 템포를 조절하기 나름이겠으나 일반적으로 교향곡 길이가 30~40분인 것을 감안하면 브루크너 교향곡은 CD 한장에 다 담지 못할 경우도 있을 만큼 길고 까다롭기로 악명(?)이 높다.

 

전주시향이 선택한 교향곡 4번 'Romantic'은 67분이나 그나마도 짧은 곡.

 

지휘자는 독실한 가톨릭 교도로 살면서 인간의 삶과 영생의 관계에 대해 탐구한 브루크너의 교향곡을 두고 "인내심을 요구하는 음악"이라고 전제한 뒤 "마치 교회 성당에서 울려퍼지는 듯한 오르간 연주에 귀를 기울여볼 것"을 권했다.

 

그의 교향곡은 '음표로 지은 대성당'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그만큼장중한 교향곡을 통해 신에 바치는 곡들을 써온 브루크너의 교향곡 4번은 아름다운 자연이 바그너풍의 무한선율로 상승과 하강을 거듭하면서, 장대한 음향 속에 브루크너 특유의 고절함과 수줍음이 깔린 게 특징.

 

동이 트는 중세의 새벽을 연상시키는 호른 소리로 문을 열고 웅대한 금관 팡파르가 이어지는 1악장, 사냥의 시작을 알리는 나팔소리가 숲에서 퍼져나가는 듯한 스케르초가 인상적인 3악장에 비해 다소 밋밋하거나 난해한 2·4악장은 잠시 졸음을 재촉했으나 지휘자가 능수능란하게 조였다가 풀어내면서 빠르기를 조절했다.

 

브루크너 순례와 같은 진취적이고 도전적인 레퍼토리 선정은 전주시향의 발전을 기대해보는 징표로 모자람이 없을 듯 보인다.

이화정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군산"기초의원 다치면 '두번' 챙긴다"···상해보상 ‘겹치기 예산’

자치·의회서난이 전북도의원 “전북자치도, 금융중심지 지정 위해 분골쇄신 필요”

자치·의회최형열 전북도의원 “지사 발목 잡는 정무라인, 존재 이유 의문”

사건·사고‘남원 테마파크 사업 뇌물 수수 의혹’⋯경찰, 관련자 대상 내사 착수

국회·정당도의회, 전북도 2036올림픽추진단 올림픽 추진 업무 집중 질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