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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립미술관 '초상, 시대의 거울' 다음달 8일까지

다섯가지 주제…채용신부터 현대작가 작품까지

초상미술은 특정 인물의 기념이나 기록물의 흔적임과 동시에, 작가의 시선과 해석에 따라 역사의 흐름 속에서 하나의 주체적인 인간을 표현하는 것이다. 이런 초상미술의 힘은 현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이 과거의 인물과 조우해 미래를 위한 성찰의 시간을 갖는데서 생긴다.

 

한국의 근현대 초상화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전북도립미술관(관장 이흥재)이 9월 8일까지 특별 기획으로 '역사 속에 살다 - 초상, 시대의 거울' 展을 연다. 한국근현대미술에서 초상미술이 보여주는 다양하고 깊은 세계를 음미할 수 있는 전시. 5개의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초상미술이 갖는 가장 큰 특징인 한 개인의 삶을 기억하는 방식에 주목했다.

 

이런 관점에서 초상화의 전통과 계승을 살펴볼 수 있는 '전통(傳統), 기억하고 기록하다'에서는 조선시대 초상화인 '이숭원(李崇元) 초상'과 근대기에 제작된 '이신문(李信文) 초상'을 서로 비교하면서 전통과 계승을 엿볼 수 있는 자리. 이번 전시에 처음 소개되는 이 초상화는 종이에 채색을 올렸으며 상부에 포도가 그려져 있다. 또한 세련된 필치와 부드러우면서도 화사한 채색 등 전통 초상의 세계를 보여준다.

 

'변혁(變革), 근대의 초상'을 주제로 제2전시실에서 열리는 전시에서는 근대기 당시 새로운 시각매체인 사진의 활용에 주목했다. 사진은 초상화를 더욱 풍요롭게 하고, 초상화 제작을 용이하게 한 도구다. 설산(雪山) 최광익, 춘곡 고희동, 이당 김은호 등 작가들의 시각적인 공통점과 표현 기법이 소개된다.

 

이와 함께 채용신의 초상화도 함께 소개된다. 초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생각을 함께하고 학문적 뿌리를 함께 한 인물인 동시에 의병활동, 항일활동 등으로 혼맥이 얽힌 관계다. 채용신이 남긴 초상화를 통해 근대 지사들의 관계를 파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일제강점기 치열했던 민족적 구국의 일념을 엿볼 수 있다.

 

광복 68주년을 맞아 과거 대통령의 초상미술 면면을 살핀 '초상(肖像), 시대를 말하다'에서는 기념, 행사, 추모 등 대통령 초상화가 다양한 목적으로 제작된 사실을 보여준다.

 

'소환(召喚), 과거에서 영원으로'에서는 우리나라 역사상 위인, 사상가, 전략가 및 우국선열로서 민족적 추앙을 받고 있는 선현뿐만 아니라 예술가, 종교인 등의 초상이 나온다. 10여 점의 국가표준영정은 작품으로서 첫 전시를 갖는다. 또 일제강점기에서 고난과 시련의 삶을 살았던 이들도 소환(召喚)된다. 일본군의 위안부 피해자인 나눔의 집 할머니들, 3.1만세 운동의 주역으로 항일운동의 화신임에도 의사나 열사가 아닌 '누나'로 기억되는 유관순을 주제로 한 작품을 통해 역사 속에서 여성에 대한 타자성을 고발한다. 한때 이름조차 입에 올릴 수 없던 북으로 간 인물인 화가이자 미학자였던 김용준과 문인 이기영은 러시아 레핀대학 교수였던 변월룡의 초상화로 기록됐다.

 

'현존(現存), 역사 속에 살다'에서는 현재진행형의 삶에서 인간에 대한 이해와 무궁한 애정이 역사를 열어놓고 바라보게 하는 단서임을 보여주는 동시대 초상미술이 기다린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조은정 미술평론가는 "특정 인물이 살았던 사회의 배경과 사건에서 미술가는 스스로 삶의 방식을 선택해 작품으로 남겼다. 이는 미술가가 인물을 판단하고 구현하는 데 있어 자신의 주관을 나타냄과 함께 '시대의 눈'이라는 미술가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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