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친 막사발과 섬세한 시의 만남 / 전북대 오스스퀘어·삼례문화예술촌
시(詩)가 또 도공의 마음을 움직였나 보다. 오스갤러리(대표 전해갑)가 25일까지 전북대 오스스퀘어와 삼례문화예술촌 내 문화카페 오스에서 열고 있는 '도자와 시의 만남'은 도예가 김용문(58)과 '섬진강 시인' 김용택(65)이 의기투합해 마련한 전시. 김용문이 2007년 신경림 시인과 열었던 '시는 시 도자로 다시 태어난다'의 연장선으로 도자기에 시를 새겨 전시하고 기록으로 남겨보자는 취지다. 옹기토와 장작가마 등만 사용한 그의 도자에 오감과 추억을 무르녹인 김 시인의 시를 새긴 100여 점과 그의 최근작 200여 점을 함께 완상(玩賞)할 수 있게 됐다.
홍익대에서 도예를 전공할 때부터 대중들의 관심에서 비껴있는 막사발에 푹 빠진 그는 30년 넘게 막사발 세계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1988년부터 거의 대부분 사재를 털어 경기도 오산에서 '세계 막사발장작가마축제'를 열어온 그는 "꾸밈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지만 투박하고 자연스러운 맛이 깃든 막사발을 보노라면 서민들의 애환을 보는 것 같다"며 극찬해왔다. 가스가마 대신 장작가마를 고집하되 생활에 사용되는 도자기를 강조해 장독대에 머물던 옹기로 고기구이판, 물컵, 밥그릇, 양념통, 보도블럭 등을 만들어 보급했다. 삼례문화예술촌에서 빚은 투박하면서도 군더더기 없는 그의 막사발과 접시, 소품 등에 김 시인의 친필로 쓰여진 시까지 얹어져 특별함을 더한다. 섬진강에 닻을 내리며 동심을 유지해온 김 시인의 시'봄', '입추','발' 등은 여전히 농촌 공동체의 생명력과 자연의 치유력을 맑고 아름답게 그려낸다.
김용문은 15~18일 완주 삼례문화예술촌과 막사발미술관에서 '완주 세계 막사발 장작가마 심포지엄 2013'도 연다. 국내외 작가 60명과 지역 주민이 직접 작품을 제작하고 관람객들과 공유하는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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