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부령에 풀어놓은 전북의 풍경·사람
원로 서양화가 홍순무 전 전주교대 교수(79)가 강원도 진부령에 전북의 아름다움을 풀어놓았다. 고성군립 진부령미술관의 (관장 전석진)의 초대를 받아서다. 17번째 개인전 겸 진부령미술관 기획초대전이다(12월23일까지). 두 달간 진행되는 진부령 나들이에는 그가 오랫동안 붙들어온 농악 그림과 전북의 산수, 성화, 여인상 작품들이 모두 동행했다.
우리 소리의 원류인 농악의 품경을 화폭에 즐겨 담아온 그의 농악 작품은 진부령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풍년을 기뻐하며 춤추는 농민들, 신명난 농악대의 풍악놀이들이 그림 밖으로 곧 튀어나와 관람자와 한 판 놀아보자고 할 기세다.
여인상은 '어여쁜 여인''꿈꾸는 여인''수줍은 여인''화려한 여인''격정의 여인''씨 뿌리는 여인''생각하는 여인'등 다양하다. 그가 그린 고향의 풍경들은 넓고 깊다고 유근준 서울대 미대 명예교수는 평했다. 내장산, 대둔산, 신포가는 풍경 등에서 고향의 산천과 이웃들의 정겨운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유대준 교수는 특히 홍 교수가 작품에 담은 새만금의 표정들이 신선하다고 했다. '새만금의 꿈'은 새만금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이어지는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새만금'은 과연 사라진 역사의 추억인지, '새만금의 물결'은 가로막힌 새만금 생명 줄의 몸부림인지, '춤 추는 새만금'의 파도는 과연 무엇을 위해 출렁이는지 질문을 던진다.
작가는 "들이 넓은 전북과 산이 첩첩한 강원은 삶의 냄새가 다르다"며, "생동감 넘치는 농악패들이 들을 누비는 풍경이 전북에 있다면, 강원도엔 산을 쉬엄쉬엄 오르는 정선아리랑의 정겨움이 있다"고 했다. 진부령 전시를 통해 '산 이야기랑 산바람이랑 산짐승이랑 산꽃들과 더불어 산 노을에 묻히고 싶다"는 그의 소망이 작업에 대한 식지않은 열정을 짐작케 한다.
전주교대에서 38년간 교수로 재직했던 홍 전 교수는 전라북도 문화상·공로상·예술상, 목정문화상·가톨릭미술대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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