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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 작품전' 장인 손길 느껴볼까

국립무형유산원, 104명 130점

▲ 2013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 작품전 개막식이 28일 국립무형유산원 기획전시실에서 열린 가운데 송하진 전주시장 및 참석자들이 작품전을 둘러보고 있다. ·추성수기자 chss78@

손수레에 가득 실은 흙 다섯 덩어리를 하얀 바닥에 작은 산처럼 쌓더니 이내 발로 평평하게 만든다. 이를 다시 발날로 조밀조밀 나누고 밟고 밟기를 반복한다. 지난 2009년 중요무형문화재 전수교육조교로 지정된 김창대 씨(41)는 스승이 그랬던 것처럼 반죽의 밀도를 발바닥으로 가늠하며 기와를 품게 될 흙을 다졌다. 김 씨의 스승은 지난 6월 별세한 중요무형문화재 제91호 제와장(製瓦匠) 한형준 보유자다. 부산 출신인 김 씨는 전남 장흥 출신의 스승과 15년을 함께 하며 숭례문 복원작업에도 참여했다.

 

김 씨는 28일 전주시 동서학동 국립무형유산원의 기획전시실에서 열린 ‘2013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 작품전’에서 장흥에서 공수한 점토와 고령토, 마사토를 일정 비율로 섞어 만든 황토빛 고운 흙으로 기와가 만들어지는 초반 과정을 시연했다. 이날 시연은 올해 보유자 작품에서 처음 시도한 특별전이 스승을 주제로 하면서 이뤄졌다.

 

이날 개막한 보유자 작품전은 문화재청이 주최하고 한국무형유산진흥센터가 주관해 다음달 15일까지 펼쳐진다.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와 전승자 104명이 올 한 해 정성을 기울여 제작한 130점을 한 자리에 모아 공개하는 자리다. 지난 1973년 이후 41번째다. 이번 전시는 도자·금속·목칠·섬유·피모(皮毛)·지·석 공예의 재료별로 구성됐다.

▲ 중요무형문화재 제91호 제와장(製瓦匠) 고 한형준 보유자의 전수교육조교로 지정된 김창대 씨(41)가 28일 국립무형유산원기와를 만드는 초반 과정을 시연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특별전을 시도해 제와장 고(故) 한형준 보유자의 특별전도 마련했다. 그의 인생과 생전에 사용했던 도구, 재료 등을 전시해 그의 삶을 기억할 수 있는 자리로 조성했다. 그가 와통, 바대, 흙괭이, 흙가래, 흙방망이, 머리자, 쨀줄, 도장, 막새틀로 만든 잡상과 기와세트를 볼 수 있다.

 

전시실에 들어서면 먼저 교과서에서 봤던 웅장한 풍모를 뿜어내는 편종(編鐘)과 편경(編磬)이 관람객의 시선을 끈다. 중요무형문화재 제42호 김현곤 악기장(78)이 제작한 두 작품을 전시하기 위해 제자들이 분리·이동·합체했다는 후문이다. 그 뒤에는 중요무형문화재 제118호 불화장(佛畵匠) 임석환 씨(65)가 그린 서가도가 한 벽면을 채웠다. 중요무형문화재 제113호 칠장(漆匠) 정수화 씨(59)가 내놓은 나비당초문함의 화려함과 세밀함은 눈길을 훔치기에 충분했다.

 

무형유산원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전통공예의 아름다움을 생생히 느끼는 자리다”면서 “무형문화재의 활용을 위해서 보유자와 유명인사를 연계한 상품개발사업, 이수자에게 컨설팅을 실시해 작품을 제작하는 사업을 실시하고 있으며, 전주의 무형유산원이 장인의 명품을 유통하는 장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이세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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