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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평론가들이 본 김병종 작품세계 ③ 세계로 통할까

각국 풍경 한국 정서로 표현 / 영국·캐나다 등에 작품 전시

▲ 김병종 作 ‘지져스인 브라질’(혼합재료에 먹과 채색)
김병종은 일찍부터 한국미술의 세계화에 눈을 돌렸다. 1989년 독일 베를린을 시작으로, 헝가리·폴란드·프랑스 파리 등에서 6차례의 개인전을 열었고, 20여 차례의 해외 아트페어에 참여했다. 그는 또 세계 각국을 여행하며 그 나라의 민속과 풍경, 풍물들을 한국적 정서로 읽어내는 작업들을 이어가고 있다. 영국의 대영박물관을 비롯, 벨기에 EC대사관, 방글라데시 국립박물관, 캐나다 온타리오미술관 등에서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기도 하다.

 

그는 후배나 제자들에게 “주눅 들지 마라, 자생적이고 근원적인 것을 개발하라, 문화는 그 개성에서 대접을 받는다”는 말로 격려한단다. 20여년 전에 벌써 ‘동방의 빛’이라는 프로젝트를 갖고 40명의 젊은 작품들을 들고 동구와 소련을 순방하기도 했다.

 

그의 이런 자신감은 막연한 자만심이 아닌, 튼실한 내공에서 나오는 것으로 평론가들은 본다. 미술평론가 김영재는 김병종에게서 한국미술의 세계화 가능성을 찾았다.

 

“한국미술의 세계화, 그 가능성은 작가와 작가 군의 의식이 세계화할 때 이루어질 수 있다. 그 의식은 자신의 확고한 작품 세계, 투철한 제작 의지에 바탕을 둔다. 그리고 작품과 제작의 의지는 자신의 확고한 정체성 위에서 성숙한다. 문제는 어떠한 아이덴티티냐 하는 것이다. ”

 

평자는 이를 전제로 김병종의 작품들을 주목했다. “김병종은 전통 지필묵에 크게 의지하지 않는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동양화에서 이야기하는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지필묵을 쓰지 않는 것이다. 전통 지필묵은 너무나 재료의 주장력이 강하다. 창의성을 드러내기에는 제약이 많다. 전통 지필묵에서 우리는 우리의 아이덴티티를 확보할 수 없다는 의미다.”

 

실제 김병종은 기계로 만든 종이인 화선지를 쓰지 않고 화공 안료도 피한다. 천연 재료인 치자, 감초, 자운영, 땡감 등을 우려 죽을 만들어 안료로 쓴다. 하얀 표백 종이에 한국적인 미감을 살리기 위해 이 안료들을 개발했다.

 

“김병종은 국적을 초월한 요리를 벼르고 있다. 세계의 시장에서 원산지 표시를 안 보고서도 사갈 수 있는 초국적의 그림을 지향하고 있다. 그것은 김병종의 야망만이 아니라 한국의 작가, 나아가 세계의 모든 국적의 작가들에게 꿈이고 희망이다.”

 

평자는 한국미술의 세계화를 위해 헤쳐 나가야 할 파도가 너무 높으며, 김병종이 그토록 착실히 바탕을 다듬는 것도 그 때문으로 보았다.

 

독일의 미술평론가 에크하르트는 1993년 베를린에서 가진 두 번째 전시회가 독일의 슈피겔과 베를린모겐 포스트 등의 유력 일간지에 대서특필 되는 등 성공적이었다고 평했다. 그 이면에는 재료가 지닌 이질성도 작용했겠지만, ‘바보예수’연작들이 동아시아적인 것으로부터 범세계적으로 확산되어가는 보편적 인간형을 보여준 점에서 찾았다.

 

어린아이의 그림 같은 아기부처상, 가슴을 건드리는 고뇌에 찬 옆모습의 흑인예수 등이 모두 궁극적으로 ‘따스함’과 ‘사랑’으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그는 또 한국의 판타지를 김병종의 풍경 속에서 들여다본다고 했다. 거기에는 꿈, 동화, 추억, 그리움들이 소나무, 돌, 구름, 새, 꽃 등을 통해 상징적으로 표현됐다고 분석했다. 이런 풍경 역시 자각의‘인간주의’로 해석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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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용 kimwy@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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