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면대 앞의 몸은 수도꼭지를 부여잡고 있다. 얼굴이 없는 몸은 그저 물성으로만 존재한다. 화장실이라는 가장 개인주의적인 공간에서 역설적이게도 그림 속의 몸은 정체성의 부재를 표현했다. 김상덕 작가는 ‘no506-S’라는 제목도, 그림도 기괴한 작품으로 관람객에게 실존을 묻는다.
부안 휘목미술관이 레지던시 작가들의 활동을 모은 전시회를 연다. 10일부터 오는 16일까지 ‘내가 그림이 되다’라는 주제로 전북예술회관 1층에서 지난해 지원사업 결과의 발표전을 진행한다. 레지던시 2기인 김상덕·김영장·오관영 작가와 지난 2012년 1기였던 김강현·김충호·이미량·전정권 작가가 참여했다.
2기인 김영장 작가는 ‘eagle(이글, 독수리)’에서 허공을 나는 독수리의 매서운 모습을 노란 부리로 강조했다. 긴 날개는 캔버스를 가로지르다못해 화폭이 모자라 보인다. 검은 날개와 흰 꽁지의 대비 속에서 노란 부리와 발로 단순하면서도 매의 야생성을 강조했다.
묵직한 유화를 뒤로하면 오관영 작가의 청개구리를 주인공으로 한 세밀화 ‘기다림’이다. 풀색 내음이 짙게 베어오는 배경이 두드러진 가운데 물의 투명성을 살린 수채화 속 청개구리는 나뭇잎 위에서 허공을 응시하며 시선의 끝에 궁금증을 자아냈다.
휘목미술관 관계자는 “지난해 레지던시 작가들은 지역아동과 체험학습, 지역주민과 문화교류 등의 프로그램을 하면서 지역과 소통했다”며 “앞으로도 역량있는 작가들을 발굴하고 지역의 문화 향유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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