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교수 아내에 감사 인사 / 안숙선 명창 '남원가' 열창
△작품만큼 빛난 겸손
김병종 교수는 지난 10일 ‘김병종 30년 생명을 그리다’전의 개막식 인사말에서 감사와 함께 송구함으로 말문을 열었다.
김 교수는 “이 추운 날에 민폐를 끼쳤다”면서도 이어령의 ‘생명이 자본이다’라는 책의 한 구절을 인용해 “생명이 있는 존재는 모두 온기가 필요한데 특히 추운 겨울날에는 더욱 그렇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히말라야 산마을에서 볼품없는 잔치 초대를 위해 산을 넘어 사발통문을 보내고 사람들이 모여 온기를 나누는 장면을 TV에서 봤다”며 “꽃 피는 봄날 초라한 그림을 보여드리는 것보다 추운 날 이렇게 모여 온기를 나누는 것도 의미있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우리 모두는 격려, 온기, 사랑이 필요한 미약한 존재다”며 “요즘에는 1년에 3번 만나면 친한 사이라 하는데 이렇게라도 만나 온기를 나누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그림에 대한 겸손함을 내비친 뒤 아내에 대한 고마움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30년간 그림을 했지만 아득하고 재능 없음에 한탄을 한다”며 “이렇께 잘 포장해 줘서 죄송스럽기도 하고, 콘텐츠에 자신이 없어 막강한 손님들이 왔다”고 자신을 낮췄다. 그는 이어 “수없이 많은 사람의 도움으로 여기까지 왔지만 특별히 30년 동안 매일 도시락 2개를 싸준 아내에게 감사하다”고 마무리했다.
△주인공만큼 두드러진 손님
개막식에는 특별 손님으로 안숙선 명창이 축하 공연을 했다. 안 명창은 개막식이 열린 도립미술관 로비에서 ‘남원가’를 열창했다. 예향인 남원을 예찬하는 내용으로 김병종 교수가 가사를 쓰고 안 명창이 곡을 붙인 노래다.
안 명창과 같은 동네에 살았다는 김병종 교수는 “어렸을 적 안숙선·안옥선 자매의 집에서는 판소리 가락이 항상 흘러나왔다”며 “오늘날 이렇게 거장이 될 줄 몰랐다”고 인연을 소개했다.
이날 안 명창이 내뿜는 시원한 소리는 겨울날의 한기를 깨기에 충분했다. 그의 노래가 시작되자 로비를 가득 메운 관람객은 발꿈치를 들고 고개를 세우며 안 명창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어서 남원으로 가 보세”라는 명창의 고고한 소리에 관객은 자연스럽게 “얼씨구”와 “좋다”를 연발했다.
‘남원가’를 마치고 박수세례와 플래시 세례를 받은 안 명창이 “그렇지 않아도 제가 앙코르 곡을 준비했다”며 재치있는 입담을 자랑한 뒤 ‘사랑가’를 불러 개막식의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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