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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우산, 영화 속 주인공이 되다

박인현 교수 개인전 전북대 예술진흥관…'쉘부르의 우산'서 영감

▲ 박인현 作

‘우산 작가’가 뮤지컬영화 ‘쉘부르의 우산’에 빠졌다. 펼친 모습에서 생명을, 접은 모양에서 죽음을 엿보았다는 작가는 형형색색의 우산으로 미학적 공간을 만들었다. 영화의 두 주인공이 만남·이별·조우하는 장면을 우산으로 형상화했다. 검은 한지가 비처럼 내린 모습은 그들의 얄궂은 운명을 나타냈다. 작가는 평면과 입체 작품을 배치해 자신의 대표 소품과 새로운 시도를 자연스럽게 연결했다.

 

전북대예술진흥관이 오는 19일까지 박인현 화백(57)의 개인전 ‘쉘브르의 우산을 그리며’전을 연다. 이번 전시는 100호 크기의 대작과 일부 소품으로 구성한 회화 11점, 설치 작품으로 구성했다.

 

평면은 우산과 자연 순환을 접목해 그의 스타일을 나타냈다. 설치는 영화 ‘쉘부르의 우산’에서 영감을 얻어 빨간 우산을 여주인공으로 설정하고 줄거리를 담았다.

 

박 화백은 “예전에 한 평론가가 서평에서 그 영화를 언급해 궁금증에 비디오를 빌려봤다”며 “카트리느 드뇌브와 니노 카스텔뉘오보의 연기나 전체적인 이야기보다 시각적인 영상미에 감동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비가 내리는 거리에서 화려한 색깔의 동그란 우산들이 움직이는 장면이 가장 인상 깊었다”고 덧붙였다.

 

이번 설치작업은 현실적인 이유도 작용했다.

 

그는 “새로운 작품을 보여주고 싶은 욕구는 있지만 전북대 예술대 학장이라는 보직을 받은 뒤 사실 평면 작업을 할 시간이 부족했다”면서도 “전시 첫날 한옥마을을 방문한 젊은층이 설치작품을 배경으로 서로 사진 찍는 모습을 보니 기뻤다”고 들려주었다. 그는 이어 “예술은 사람의 마음을 동하게 하는 것인데 관람객의 호응으로 보아 어느정도 달성된 듯하다”고 덧붙였다.

 

박 화백은 미술 신동으로 미술계에 입문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엉겁결에 미술반에 배치된 뒤 담당 선생님이 재능을 알아본 것.

 

당시 그는 소년한국일보 주최 전국 어린이 미술실기대회에서 최고상을 받았다. 그 트로피는 아직도 보물 1호다. 그는 지난 1989년 한국미술평론가협회가 선정하는 석남미술상을 수상하며 ‘우산 화가’로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는 “비를 좋아 해서 우산을 택했다”며 “낭만적 소재로 사랑, 우정, 용서, 동행 등 긍정적 요소를 상징하지만 우산 작가로 굳어진 것은 부담이었다”고 들려주었다.

 

2000년대부터는 사과, 소나무, 매화 등 자연의 일부를 다양한 색의 우산 모양으로 채워 넣으며 변화를 주었다.

 

그는 “새로움 대한 고민과 연구가 없는 작가는 도태되고 생명을 잃는 만큼 안주·안일을 경계하겠다”고 말했다.

 

박인현 화백은 김제 출신으로 전주고, 홍익대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지난 1989년 석남미술상, 2004년 벽공미술대전 제1회 초대작가상, 2005년 북경 국제아트엑스포 은상, 2009년 한국미술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전북대 예술대학 학장을 맡고 있다.

이세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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