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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이머징 마켓' 베트남을 가다

베트남 정부, 외국계 설립 2006년 허용 / 신한 등 국내 5곳, 현지 지점두고 영업중 / 시장개척 성공 위해선 중장기 전략 필요

▲ 외국계 은행 최초로 지점 영업을 시작한 베트남 호치민의 HSBC 은행 본사.

베트남(Vietnam)이 뜬다. 수익성 악화로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국내 은행들이 최근 주목하고 있는 곳은 동남아시아, 이중에서도 베트남이다. 새롭게 재편되는 국제 금융 질서 속에서 ‘이머징 마켓’(emerging market·자본시장 부문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국가들의 신흥 시장)으로 떠오른 베트남은 가공되지 않은 원석과도 같은 존재다.

 

베트남에서 은행을 이용하는 인구는 전체의 20%에 불과하다. 베트남 사람들은 과거 전쟁 경험으로 은행에 돈을 맡기는 것보다 현금이나 금을 금고에 보관하는 것을 선호하면서 은행업이 발달하지 않은 국가로 꼽힌다. 이는 반대로 금융 산업에 있어 높은 성장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뜻으로 좁은 국내 시장에서 경쟁하는 국내 은행에는 해외 진출과 신시장 개척의 기회로 여겨진다.

 

△베트남 금융 산업·금융시장 현황

 

베트남은 1986년 ‘도이머이(Doi Moi·개혁)’ 정책으로 시장경제 체제를 도입했다. 1988년 금융 개혁 이전에 베트남은 중앙은행·상업은행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베트남국가은행(SBV·State Bank of Vietnam)과 특수은행으로 베트남무역은행(BFTV·Bank for Foreign Trade of Vietnam), 투자개발은행(BIDV·Bank for Investment and Development)이 존재했다. 이후 1988년 금융 개혁으로 베트남국가은행의 독점 체제에서 중앙은행과 상업은행의 이원화가 추진됐다.

 

당시 베트남에서는 1990년 67.5%라는 높은 물가상승률과 1991년과 1992년에 발생한 신용협동조합의 파산 등으로 제도권 금융기관에 대한 불신, 은행의 높은 거래 비용 등으로 인해 소비자들은 사채시장과 실물 자산인 금이나 토지사용권 등의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그러나 1988년 금융 개혁으로 상업은행의 비중이 점차 증가하면서 은행 간 경쟁에 의한 서비스가 제고되고 신뢰도가 쌓이게 됐다.

 

또 1990년에는 은행법을 시행했는데 이 법 안에는 금리 정책 개혁, 비국영 상업은행과 합작 은행 설립 허용, 은행의 효율성 제고 등이 포함돼 있다. 1991년 민간 상업은행 설립과 1992년 외국계 은행의 지점 개설이 허용되면서 외국 금융기관 지점이 급속히 증가한 계기가 됐다.

 

특히 베트남은 프랑스 식민지를 겪은 영향을 받아 프랑스계 은행 진출이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다.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은행

▲ 호치민 대통령궁 앞을 지나는 베트남 사람들.

베트남 금융시장에 가장 먼저 발을 디딘 곳은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은 한·베트남 수교와 함께 1993년 한국계 은행 최초로 호치민에 대표 사무소를 설치하고, 1995년 6월 호치민 지점을 개설했다. 신한은행은 2009년 11월 자체 법인인 ‘신한베트남’은행을 설립하고, 베트남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베트남 국영 은행인 ‘베트콤뱅크’과 합작해 ‘신한비나’은행을 출범했다. 베트남 당국이 2011년 11월 신한베트남 은행과 신한비나 은행의 합병을 승인하면서 HSBC 은행과 외국계 은행 자산 규모에서 1, 2위를 다투는 성공적인 진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2006년 100% 외국은행 설립을 허용하는 금융 부문 개방 정책을 추진했고 이에 따라 한국의 신한은행을 비롯한 외국계 은행이 설립됐다. 2010년 기준 100% 외국계 은행은 HSBC, 스탠다드 차타드(Standar d Chartered), 신한베트남은행 ANZ, Hong Leong 등 총 5개다.

 

이러한 성장 가능성을 보고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은행은 올해 6월 말 기준 10개로 총 17개의 점포(현지법인 2, 지점 7, 사무소 8)를 운영하고 있다. 베트남에서 실질적으로 영업을 하는 즉, 지점을 두고 있는 곳은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외환은행, 국민은행, 기업은행 등 5개 은행이다.

 

신한은행은 국내 은행이 통상 해외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을 공략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풍부한 자산과 인력을 바탕으로 현지 기업에 대한 투자에 나서 현지화를 이뤘다. 베트남 내 증가하는 외국계 은행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나름의 차별화 전략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베트남 진출 전략 모색

▲ 대만과 베트남 합작은행인 ‘Indovina Bank’.

작은 내수 시장의 한계와 장기화된 저금리·저성장으로 국내 은행들의 끊임없이 해외 진출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베트남의 금융 시장은 큰 성장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여전히 시장 개척에는 많은 노력과 위험을 수반한다. 이에 베트남의 경제 여건을 고려한 철저한 사전 조사와 준비가 요구된다. 동남아시아의 높은 진입 장벽을 극복할 수 있는 당국 차원의 금융 외교에 대한 요구가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국계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영업 전략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현지 고객을 통한 영업 활동 비율을 높이고, 유망 고객에 집중하는 전략에 대해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특히 기업의 경우에는 대형 기관 투자자나 대형 국영기업을, 개인 고객의 경우에는 도시 부유층 등을 주 영업 목표로 선정하고 적극적인 고객 유치 전략을 추진할 필요성이 있다.

 

또 베트남은 아직 은행에 대한 신뢰도가 높지 않은 만큼 단기적인 수익 창출보다는 시장 진입을 통한 중장기적인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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