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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식아동 돕자' 기부금 걷어 흥청망청

2447명에 억대 받아 카드값 갚고 수당 지급 11명 입건

시민들이 낸 기부금으로 카드대금을 갚거나 거액의 수당을 챙기는 등 자신들의 잇속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전주 완산경찰서는 22일 아동 후원을 빌미로 받은 기부금을 사적인 용도로 쓴 혐의(사기 등)로 전주지역 모 기부단체 대표 이모 씨(51) 등 임직원 1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지난해 10월 허위 기부단체를 설립한 뒤 올 3월까지 아동 후원금 명목으로 2447명으로부터 총 1억6000만원을 받아 이 중 단체 운영비를 제외한 나머지로 밀린 카드값을 갚는 등 사적 용도에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단체는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관할 행정기관의 허가를 받거나 등록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단체의 대표 이 씨는 속칭 ‘바지사장’을 내세우고 김모 씨(59) 등 전화상담원 5명을 고용, ‘방학 때 급식을 먹지 못하는 불쌍한 아이들을 도와달라’, ‘작은 정성이 결식아동에게 큰 힘이 된다’며 홍보 전화를 걸게 해 후원자들을 모집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미리 입수해 둔 마을 이장 및 부녀회장, 새마을지도자 등의 이름과 전화번호 등이 담긴 명단을 이용해 범행 대상을 물색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과정에서 이 씨 등은 ‘당신의 지인 A씨도 이미 기부에 동참했다’며 후원자들을 꼬드긴 뒤, 기부의사를 밝힌 사람들에게 빈 봉투와 계좌번호가 담긴 지로용지를 보내는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씨는 전화상담원들이 후원자 1명을 모을 때마다 수당을 지급, 급속도로 후원자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후원자들이 1회에 6만원 가량씩 낸 기부금으로 직원들은 한 달에 약 200~400만원의 수당을 챙겼던 것으로 밝혀졌다.

 

5개월 동안 이 단체가 실제로 아동을 돕기 위해 쓴 금액은 총 200여만원에 불과했고, 이마저도 대표 이 씨가 다니던 교회 목사가 추천한 아이들에게만 혜택이 돌아갔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완산경찰서 관계자는 “자신들이 낸 돈이 허투루 쓰인 것을 알게 된 피해자들이 ‘앞으로는 기부도 못하겠다’며 공분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최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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