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마다 아시아 미술전 통해 소통
지난 1999년에 개관한 후쿠오카아시아미술관은 아시아의 근현대 미술작품을 수집하며 작가를 소개하고 있다. 3년에 1번씩 열리는 후쿠오카아시아미술트리엔날레를 통해서다. 미술관 자체 인력이 기획하며 작가를 발굴하는 방식이 강점이다. 1979년 후쿠오카시립미술관이 개최한 ‘아시아 미술전’을 포함하면 30여년간 아시아 각국과의 교류를 주요활동으로 하며 신진 작가를 육성하고 있다. 이런 바탕에는 자체 인력을 통해 관련 자료가 장기간 쌓이고 예산이 지속적으로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1999년 제1회부터 지난해 제5회까지 트리엔날레를 연 후쿠오카아시아미술관을 통해 지역미술관이 국제 미술관으로 자리 잡은 과정을 살펴봤다.
△아시아의 숨은 작가 발굴
후쿠오카아시아미술관은 지난해 9월6일~11월30일 ‘미래세계의 파노라마-피어나는 시대 속으로’를 주제로 제5회 아시아미술트리엔날레를 진행했다. 이전까지 단독으로 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부산의 예술가그룹과 협업했고 디자인, 영상 작업에 중점을 뒀다. 특별전으로 몽골 작가의 설치·회화 작품을 선보였다. 이 기간 17팀의 초빙 작가가 후쿠오카에 머물며, 관람객이나 시민과 함께 워크숍, 갤러리 토크, 젊은 작가와의 교류 이벤트 등의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후쿠오카아시아미술관은 아시아로 범위를 한정해 숨겨진 작가를 소개하는 곳으로 위치를 확고히 하고 있다. 중국, 한국뿐 아니라 몽골, 미얀마, 인도, 부탄, 미얀마, 네팔 등 20여개국 작가와 작품에 대한 자료를 꾸준히 모은다.
지난해 트리엔날레의 몽골 현대 화가 10명의 작품으로 구성한 특별전처럼 접하기 어려운 나라의 작가에게 창작 활동을 지원해 미술 발전에 공헌한다는 게 개관 이념이다. 부차적으로는 아직 유명세를 타지 않은 작가의 작품 확보가 용이하다는 점도 작용했다.
나카오 토모미치 학예사(41)는 “발굴 작가의 작품은 예산 범위 안에서 최대한 구매한다”며 “이곳에 소개돼 유명세를 얻은 작가가 매우 많은데 중국의 한 작가는 처음 100만엔에 구입한 작품이 지금은 1억엔으로 100배 정도 가격이 뛰기도 했으며, 다른 아시아 작가도 10배가량 높아지는 일이 흔하다”고 설명했다.
트리엔날레뿐 아니라 레지던시 입주 작가와 지역민의 교류 또한 이 미술관의 주요 프로그램이다. 어린이와 동화책을 만들거나 미술관 내 스튜디오에서 작가와 함께 작품을 만드는 미술교실도 실시한다.
레지던시는 작가가 1달간 체류하며 시민과의 접촉을 통해 미술관과 트리엔날레를 홍보하는 역할도 한다. 작가가 미술관에 가까운 곳의 숙소에서 생활하며 일상에서 지역사회와 만나며 미술에 대해 시민의 이해도를 높이기 때문이다.
레지던시는 매해 아시아 전역을 대상으로 4명을 유치하며 1명이 최대 70일까지 머물 수 있다. 트리엔날에 참가하는 작가 가운데 반절 가량이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셈이다.
△자체 기획 통해 국제 교류
후쿠오카아시아미술관의 다른 특색은 자체 학예 인력이 트리엔날레를 기획하고 모든 작가를 조사·섭외하는 점이다. 다음 행사에 이들이 쌓은 경험과 역량을 계승하도록 한다.
정규직의 인적 구성은 학예부 인력 10명과 관리 공무원 10명이다. 학예사들은 일상적인 업무 외에도 1년 전부터 트리엔날레를 준비한다. 직접 해당 국가에 가서 작가에 대한 자료를 수집한다. 장기간 근무하는 학예사의 전문성이 해마다 더해져 트리엔날레를 치르는 밑바탕이 됐다.
지난 1998년 입사한 나카오 토모미치 학예사는 “모든 전시는 미술관 자체 인력이 기획한다”며 “학예인력 10명이면 적은 편이 아니고, 한번 고용되면 정년까지 근무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일본의 미술 비엔날레의 경우 유명인을 총감독으로 초빙해 행사 시작 전부터 주목을 받지만 행사가 끝난 뒤 미술관에는 자료나 운영 비법 등이 남지 않기도 하다”며 “우리는 화려하지 않지만 미술관 내부에 모든 자료와 인력이 남는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제1회 트리엔날레부터 자원봉사자로 행사에 참여하는 시민도 큰 힘이 되고 있다. 실제 관람객을 응대하는 일은 지역민인 주부, 고연령자, 대학생 등이 맡는다.
후쿠오카트리엔날레가 아시아에서 국제미술전으로 자리매김한 데에는 재정 지원의 지속성도 꼽힌다. 시립박물관인 만큼 미술관 재원의 60% 이상을 시가 출연한 재단에 지원한다. 여기에 정부의 문화재단기금과 일부 자체 수입을 통해 나머지를 충당한다. 이중 트리엔날레 예산은 1억엔(9억3770만원) 미만이다.
나카오 토모미치 학예사는 시의 지원이 탄탄하지 않으면 시도할 수 없는 게 트리엔날레라고 강조했다. 그는 “요코하마트리엔날레에 비해 예산이 7분의 1도 되지 않지만 시의 규모에 비해 예산이 많이 투자되는 편이다”며 “일회성이 아닌 지속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역의 다른 문화행사와 연계하고 시민에게 트리엔날레에 대한 이해를 얻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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