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예 개인전 '옆집 여인' / 8일까지 전주 누벨백갤러리
중년의 여성. 아이들의 엄마이자 주부, 그리고 사회인의 모습이 혼재돼 있는 피사체. 쳇바퀴처럼 되풀이되는 삶에 지쳐 자신을 잃은지 오래다. 한국화가 박지예씨가 물음을 던진다. 나는 누구인가?
작가가 주목한 여성은 자신의 반사경인 40대다. 성(性)적 정체성은 진즉 묻었고, 엄마나 아줌마로 불리는 중년에 애틋한 눈길을 보낸다. 작가의 표현대로 열정도 정체성도 사그라들고, 감정도 모호해졌다.
작가는 이들이 “어중간 나이, 애매한 감정, 모호한 정체성으로 공허해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사랑에 대한 열정과 사회에 대한 애정이 숨어있다고 말한다. 명료하게 보이지는 않았만 여러 감정과 생각, 느낌이 어우러진 성숙한 대상체인 것이다. 작가는 이러한 복합적인 중년 여성을 몽환적이면서도 신비롭게 형상화했다.
몸은 반추상적인 형태로 재조합되면서 숨은 그림 찾기처럼 숨겨지고 헐거워지고, 생략됐다. 에로틱한 몸짓은 숨겨진 성적 정체성을 보여준다. 먹의 농담과 선의 굵기, 번짐도 미묘하면서도 모호한 중년 여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점과 선, 면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면서 내면에 집중하게 한다. 담묵에 호분을 섞어 부드러움과 우아함, 감정의 기복도 줄였다.
작가는 “중년여성의 삶을 한국회화의 전통적인 먹빛과 선의 힘이 어우러진 화면 속에 등장시켜 현대여성의 모습을 드러내고자 했다”며 “채워져 있는 외피적인 모습이 아니라 마음에서 꿈꾸는 갈망을 표현하려 했다”고 말했다.
‘옆집 여인’을 문패로 내건 전시는 8일까지 전주 누벨백갤러리에서 열린다.
올해 전북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전북도미술대전 초대작가다. 현재 원묵회 전북회화회 인물작가회 회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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