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중석 개인전, 27일까지 교통아트미술관
“1985년 12월, 극장에서는 아마데우스를 상영하고 있었고 초저녁부터 내린 눈이 길 위에 두껍게 쌓여갔지요. 당시의 기억을 되살려 1985년 연작을 시작했습니다.”
민중서관, 제일극장, 아카데미극장, 고려당, 다솜 커피숍, 아리랑제과점…. 지금은 사라졌지만 1980년대 청춘을 맞이했던 40, 50대에게는 추억이 깃든 장소들이다. 오중석 작가는 이제는 볼 수 없는, 하지만 중년이 돼버린 이들의 기억 속에 여전히 살아있는 것들에 집중했다. 마치 모형 같은 건물과 간판들은 그 시대를 몸소 겪었던 세대만이 느낄 수 있는 감성과 그리움을 불러일으킨다. 건물 사이를 관통하는 기차는 지나간 세월을 되돌릴 수 없는 안타까움과 여운이 담겨있다.
오는 27일까지 교동아트미술관에서 열리는 오중석 작가의 개인전에서는 1985 연작과 함께 독점 연작을 선보인다.
독점 시리즈는 언어로 마음을 후벼 파는 사람들을 터널 굴착기에 비유하거나 현실에 압박받는 현대인의 모습을 잠수함 밑에 놓인 집으로 해석하는 등 사회적, 개인적으로 불편한 부분들을 사물로 상징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지난 2013년 서울에서 개인전을 열며 많은 자극을 받았다는 작가는 그 후 2년 여간 휴식 없이 작업에 몰두했다. 그 동안 작품 재료와 제작 방식도 변화했다. 골판지와 혼합재료에서 지난해부터는 금속판과 철사를 사용해 점용접(點鎔接) 방식으로 작품을 제작한 후 부식 작업을 거쳤다.
작가는 “제작 방식 변화를 통해 작품의 기름기를 뺐다”며, “관람객들이 작품들에 각자의 경험을 투영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원광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학과와 동 대학원 등을 졸업했으며 남부현대미술제, 청년작가 위상전, 전주이야기전 등 단체전에 참여했다. 전북미술대전 대상, 전북청년대상 동백장, 온고을 미술대전 특선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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