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현대미술리포트'전 전북도립미술관 30일부터 개최 / 작가 20명 작품 98점 전시
“당시 백제를 재현시킬 수는 없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백제를 재해석해 표현할 수 있습니다. 백제는 우리의 과거일 뿐만 아니라 현재이며 미래입니다. 백제는 전북 사람들의 정체성이고 정신이며 자존심이기도 합니다.”
역사 속 잠들어있던 백제가 예술로 살아난다. 전북도립미술관(관장 장석원)은 오는 30일부터 내년 2월 14일까지 ‘백제의 재발견-현대미술리포트’전을 개최한다.
올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백제역사유적지구는 무왕과 선화공주 설화, 무왕의 인간적 실체, 마한 백제의 독자성, 한강 유역에서 공주·부여로 남하했던 역사성, 고구려 및 북부여, 일본과의 관계 등 깊은 역사성과 지역성을 지니고 있다.
‘백제를 재발견하다’를 주제로 한 이번 전시에서는 다양한 이야기가 담긴 백제역사유적지구를 현대미술가의 독특한 시선으로 재해석해 선보인다.
현대미술과 실존했던 역사를 조화시켜 예술적 창의성 관점에서 백제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도민들의 자긍심을 높이고자 하는 기획 의도가 담겨 있다.
김범석, 김윤식, 김인경, 박경식, 박방영, 박인현, 박하선, 서기문, 서용선, 윤남웅, 이상조, 이성원, 이승우, 이진경, 이철규, 이철량, 이희춘, 임동식, 정운학, 최재석 등 20명의 작가가 참여해 회화, 한국화, 설치 등 작품 98점을 전시한다.
진중한 주제를 설정한 만큼 작가들은 역사적인 사실과 맥락을 파악하기 위해 익산 왕궁리 유적와 미륵사지, 부여의 부소산성지구, 송산리고분군(무령왕릉) 등 현장답사를 다니고 역사학자의 자문을 구하는 등 꼼꼼한 작업과정을 거쳤다.
박경식 작가는 해상교역의 중심으로서 해상왕국을 꿈꿨던 백제를 거대한 고래에 비유해 ‘고래의 꿈’을 선보인다. 메마른 나뭇가지를 엮어 뼈대를 이루는 작품에는 흔적만 남은 이 땅에 다시 백제의 꿈이 이뤄지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았다.
백제와 관련된 다양한 디자인과 형태를 조합한 수묵담채화 ‘백제는 꿈이다’는 이철량 전북대 교수가 백제 유적지를 답사하며 본 이미지들을 합성하거나 재구성한 것으로 우아하고 정교한 백제문화의 아름다움을 나타내고 있다.
박인현 전북대 교수의 ‘왕도 익산’은 120호 평면작품 5폭으로 이뤄진 대형 작품으로 마한의 고도이자 백제 사비시대 제2왕도로서의 익산을 화폭에 담았다. 음양오행설을 기반으로 방위 별로 무왕의 왕궁 터, 제석사, 쌍릉, 금만평야, 미륵사지 등 왕도 익산의 유적들을 담았다.
전통 공예 기법인 개금기법을 사용해 백제의 뛰어난 금제유물이 갖고 있는 깊이감과 정신성을 드러내고자한 이철규 예원예술대 교수는 겹친 비단 위에 금박 공예 오브제를 배치한 작업을 했다.
이상조 전북대 교수는 현장 답사를 하며 마주쳤던 유물에서 영감을 받아 ‘이어지다 1,2,3’시리즈를 제작했다. 작가는 백제 문화를 복원하려는 노력을 작품으로 기록하고자 했다.
장석원 관장은 “예술과 역사를 연관시키며 자칫 논란이 될까 염려도 되지만 작품들은 염려를 넘어 훌륭하게 예술의 힘을 발휘하고 있다”며, “역사와 사회를 근거로 예술을 하지만 그 결과와 예술적 가치는 다채롭고 새로우니 모처럼 깔린 백제라는 무대를 즐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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