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출신 북한 조선화 대가 / 대표작 '금강의 봄' 등 전시 / 북 작가 유화 등도 선보여
70여 년간 단절 됐던 북한의 미술사를 엿볼 수 있는 자리가 있다.
전주에서 태어나 6.25전쟁 당시 월북한 고(故) 정창모 화가(1931~2010 )와 북한작가들의 작품이 오는 17일까지 교동아트 미술관&스튜디오에서 전시된다.
최상균 북한미술전문 큐레이터가 소장하고 있는 북한작가의 작품 30여 점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접하기 힘든 북한미술을 대중에게 소개하고 분단된 우리 민족의 미술사를 회복하기 위해 기획됐다. 특히 정창모 화가의 고향인 전주에서 열린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지난 1931년 전주시 완산동에서 태어난 정 화백은 한국의 근대미술사를 대표하는 화가 효산 이광열 선생의 외손자로 어린 시절부터 미술에 두각을 나타냈다. 북녘으로 건너간 후 월북작가인 림군홍에게 기초를 배우고 1957년에 평양미술대학에 입학해 김장한, 정종여, 리률선, 리석호 등의 작가에게 그림을 배웠다.
이번 전시에서는 장승업, 김은호, 정종여, 리석호의 맥을 잇는 조선화의 대가인 그의 대표작 ‘금강의 봄’, ‘수박도’, ‘가을의 풍미’ ‘백목련’ ‘내금강 보덕암’ 등을 볼 수 있다. 그의 작업 특징인 윤곽선이 없이 물감의 농담만으로 일필휘지 그려내는 몰골화법이 잘 나타나 있는 것들이다. 특히 ‘내금강 보덕암’은 향토사학자 덕암 이용엽 선생이 겸재 정선이나 강세황, 최북 등 조선시대 대가들과 비견할 수 있는 수작이라고 언급한 작품이다.
더불어 정 화백의 스승인 정종여, 리석호 선생을 비롯해 정온녀, 문정웅, 최창호, 탁효연, 림군홍, 선우영, 최명수, 한일, 허재성, 김창성, 강정님 등 평양 만수대창작사 동료들과 평양미술대학 선후배들의 조선화, 유화 작품들도 선보인다. 북한에서 1급화가, 공훈화가, 인민예술가 칭호를 받았던 대가들이다.
최 큐레이터는 “평생 고향 전주를 그리워했던 정 선생은 지난 2010년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혼이 깃든 작품은 남아 전주를 찾아왔다”며, “북한 화가 선생님들을 작품으로만 만나지만 하루 빨리 직접 얼굴과 얼굴을 마주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국제델픽위원회가 후원하고, 프린다스 코리아가 주관했으며, 브라보컴이 주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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