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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근현대미술 70년 조망

도립미술관 19일부터 모더니티 역사전 개최 / 전문가 회의통해 선정 / 91명 작가 120점 전시

▲ 작품 시계방향으로 박남재 作 ‘중인리 풍경(1986)’, 유휴열 作 ‘만다라(1984)’, 양병호 作 ‘자화상(1976)’, 진환 作 ‘겨울나무(1941)’, 배형식 作 ‘새치미(1982)’.

“역사적 기념비같은 미술사 전시를 굳이 벌이는 이유는 그간의 길을 객관적으로 돌아보고 성찰하기 위해서입니다. 우리는 주어진 상황에 안주하기 보다는 미래를 내다보고 도약해야 합니다. 도약은 성찰과 반성을 통해 할 수 있습니다. 미술사는 우리 정신의 역사이고, 여전히 공감 가능한 생동의 역사입니다.”

 

전북도립미술관(관장 장석원)이 19일부터 4월 10일까지 ‘전북미술 모더니티 역사전’을 개최한다. 해방 이후 전북미술 70년 역사를 조망하는 자리로, 전북 근현대미술의 특징과 성향을 살필 수 있다. 전북미술사를 정립해 지역의 문화적 정체성을 조명하고, 전북미술의 현황을 짚어보기 위해 기획됐다.

 

전북미술의 모더니티 역사는 한국의 모더니티 역사와도 밀접하게 관계를 맺으면서 전북의 지역성을 잘 나타내고 있다. 일본의 영향을 받아 모더니즘 회화사가 시작됐던 식민지 역사적 특징부터 가치론적 갈등을 빚기도 했던 추상과 구상의 대립, 독재 정치에 반발하듯 나타났던 현대미술의 전위성, 민주화 운동과 함께 한 민중미술, 국제적으로 번지던 포스트모더니즘까지 한국 미술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

 

장 관장은 “전북지역은 유학파가 많지는 않지만 빼어난 작가들이 있고, 유교적·전통적 특성과 온건하고 인간적인 기질이 작품에 잘 드러난다”며, “지역 작가들이 이러한 전북미술의 정신을 계승해 융합한다면 세계화 속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는 91명 작가의 작품 120점이 선보인다. 참여 작가와 작품은 미술사의 주요 전시 및 사건들, 각 시대별 활동 작가들 관련 기록 등을 중심으로 전문가 회의를 통해 선정했다. 전시 작품은 작가의 주요 활동시기의 시대·사회적 배경이 잘 반영된 작품을 골랐다.

 

전시는 미술사적인 맥락에 따라 등 세 부분으로 나뉜다.

 

해방 직후인 ‘근대여명기’에는 이용우 김영창 진환 하반영 박병식 소병호 등 13명의 작품이 전시된다. 전북지역은 1945년 박병수와 김영창이 동광미술연구소를 설립했고 1946년 녹광회, 1954년에는 신상회가 조직됐다. 이 시기의 전북미술은 일제의 지배적 영향을 받고 해방 이후 이데올로기의 갈등과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점차 한국적 리얼리티를 확보한다.

 

1960년대 제3공화국의 출현으로 경제적 근대화 과정을 밟던 시기, 화단은 구상과 추상미술로 주요 흐름이 양분되며 예술의 본질을 둘러싼 가치 논의가 활발했다. ‘구상과 추상’에는 전북지역 구상 계열로 대두되는 오무균, 이동근, 이종만 등과 추상 계열 작가 문복철, 김수자, 윤경희, 반구상 계열 박민평, 박종수, 유휴열, 이승우, 국승선 등 24명의 작품이 전시된다.

 

‘현대미술 확장기’ 에서는 1974년 물꼬회가 창립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전북화단의 현대미술을 향한 실험성과 전위성을 보여준다. 1980년대에는 민주화 운동과 더불어 임옥상 이기홍 장호 등을 중심으로 민중미술이 펼쳐졌다. 최근에는 전북청년작가(2015)에 선정된 김성민 김병철 이주리 탁소연 등이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들과 함께 박남재 황소연 이철량 이강원 등 54명이 전시에 참여한다.

 

장 관장은 “전북미술사를 정리함에 있어서 여러 가지 의견과 주장들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반드시 정리가 필요한 부분이며, 도립미술관이 앞장서 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이번 전시를 시작으로 전북미술사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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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현 kbh768@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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