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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핀 소나무 숲, 수묵화 같은 흑백사진

양윤 사진전 '시대를 바라보다' / 24~29일,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

▲ 양윤 作‘소나무숲이 가져다 주는 시간과 마음’

하루에도 무수히 많은 것들이 사라지고, 또 새로 생기는 시대다. 이 같은 변화의 속도는 현대에 더 빨라지면서 사람이 따라잡기 힘겨울 정도가 됐지만, ‘변해야 할 것’과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이 존재한다는 사실 만큼은 바뀌지 않는다.

 

양윤(본명 양병윤, 51) 작가의 네 번째 개인전 ‘시대를 바라보다’가 24일부터 29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다. 작가는 요동치는 현대사회 속에서 변화를 받아들이는 인간의 마음가짐과 지켜야할 가치를 사진 속에 담아내는 데 집중했다. ‘소나무 숲이 가져다주는 시간과 마음’, ‘청산백운-이상향의 세계’처럼 사람의 마음을 차분하게 달래며 평온을 주는 자연의 풍경을 주요 소재로 다뤘다.

 

양 작가는 “소나무숲을 즐겨 찾지만 안개가 필 때가 굉장히 드물다”며 “그럼에도 안개를 함께 찍으려 한 건 ‘숲의 여백’을 표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서구의 영향으로 작품에 뭔가를 자꾸 채우려는 풍토가 있지만 본래 우리 그림이 가진 여백의 미처럼 생각을 무한히 확장하는 계기를 주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그의 흑백 사진은 흡사 수묵화를 보는 듯한 착각을 준다. 소나무의 섬세한 결이 작품에 살아있으면서도 짙은 안개에 살포시 몸을 감춘 이파리들은 사뭇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바위가 풍파를 견디며 얻은 거친 상흔도 희뿌연 안개와 만나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 작가가 충북 보은 이만리의 솔숲을 비롯해 동해안 등 전국 각지를 돌아다닌 결과다.

 

“한국인의 기상이 소나무숲과 닮아있다”는 양 작가는 변함없이 푸르러야할 숲이 기후변화와 인간의 몰이해로 점차 쇠퇴하는 데 안타까움을 느꼈고, 관객이 숲으로 대변된 시대의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초점을 맞췄다.

 

남원 출신으로 그 동안 50회 가량의 기획 초대전에 참여하며 활발히 활동 중인 양병윤 작가는 이번 ‘시대를 바라보다’에서 글씨를 이미지화한 작품을 처음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나무조각으로 만든 글씨를 불에 태워 입체감을 주고, 안개 분사 장치를 이용해 음각(陰刻) 효과를 주는 작품들로서 완성을 앞두고 있다. 하얀 안개는 도화지로, 검게 탄 나무는 글자로 변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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