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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불·혼으로 빚어낸 45년 도예이야기

장동국 문화재 지정 기념전, 18일부터 김제 예술회관 / 옛 도공 방식 재현한 분청사기·청자 등 30여점 선보여

 

지난해말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29호 사기장(분청사기)으로 지정된 장동국 도예가. 흙과 벗한 45년이라는 시간과 노력에 대한 인정을 받은 것 같아 마음이 가벼워졌다.

 

경기도 이천에서 태어난 그는 자연스럽게 흙을 만졌고, 광주요에서 분청사기를 접했다. 이어 해강청자연구소에서 청자를 익힌 후 ‘토광도예’라는 공방을 차리고 본격적으로 분청사기를 빚었다. 청자나 백자는 전형성(典型性)이 있지만 분청사기는 작가의 창작이 상대적으로 자유롭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서민적이고 실용적이라는 면에서도 더욱 끌렸다.

 

그는 옛 것을 온전히 재현하는데 힘을 쏟았다. 흙을 찾아 전국을 누비다 12년전 김제에 정착했다. 부안과 고창 등 전북의 서해안은 고려시대 청자요가 있을 정도로 흙이 좋은 곳. 벽골제 창작스튜디오에 가마를 짓고 물레를 돌렸다.

 

그의 작업은 선조들의 방식을 오롯이 재현하는데 우선했다. 수없는 시행착오로 형태와 색상 문양 두께 등을 익혀 정교함은 높였지만 옛 도공의 정신까지 따라잡기에는 부족함을 느꼈다. 도자는 흙과 불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도공의 혼(魂)으로 완성된다는 것을 더욱 절감했다.

 

흙을 고르고 만져 도자를 빚고 구워 유약을 바르기까지, 전 과정을 혼자서 해내는 그는 문화재 지정으로 보다 자유로운 작업을 하게 됐다. 전통에 다양한 변주를 할 계획이다. 물론 이전에도 형태와 문양을 변형해 현대화하고, 도예교실 등을 열어 생활도자기도 만들었지만 전통에 더 마음을 썼다. 십장생과 목단꽃(모란) 물고기 용 대나무 매화 등 도자에 새기는 문양에도 공을 많이 들인다. 도자가 장식품이 아니라 치유와 수양의 도구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문양을 고르고, 정성을 쏟는다.

 

그가 문화재 인정을 기념해 도예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18일부터 24일까지 김제예술회관 전시실.

 

문화재 지정 신청을 준비하며 작업했던 근작 30여점을 선보인다. ‘분청연화박지문편호’ ‘분청상감어문병’ ‘청자연화문주전자’같이 국보를 재현한 것으로부터 자신만의 스타일로 빚은 분청사기와 청자를 전시한다. 옛 도공들의 정신을 따르기 위해 공 들인 작품들이다. 4월 12일부터는 전주공예품전시관에서도 선보인다.

은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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