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연희 작가 22일부터 원광대서 40여점 전시
손으로 무언가를 다듬고, 원하는 형태로 만드는 과정이 좋아 시작한 일이 어느덧 평생의 즐거움이자 과업이 됐다. 한지공예가 문연희 씨의 두 번째 개인전이 ‘지승공예’를 주제로 22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원광대 숭산기념관 1층에서 열린다.
‘지승(紙繩)’은 길게 자른 한지를 꼬아 노끈을 만들고, 이를 촘촘히 엮어 그릇을 비롯한 각종 생활용품을 만드는 전통 공예기법이다. 조선시대 대중의 일상 곳곳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됐지만 근대화 과정에서 첨단소재·기법이 등장한 뒤로는 좀처럼 접하기 어려운 기술이 됐다.
실제로 한 때 단전되는 불운도 겪었으나 1986년 충청남도 무형문화재 2호로 지정된 최영준 기능보유자에 의해 명맥을 잇고 있다. 문연희 공예가는 1997년 최영준 기능보유자의 가르침을 받으며 지승공예의 새 지평을 열기 위해 20여년 간 창작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이번 개인전에서는 항아리·등잔·교지통·저고리 등 전통적인 지승 공예품 뿐 아니라 핸드백과 도포 등 현대적 감각을 덧붙인 새 작품까지 총 40여점이 전시된다. 가로 1.8m, 세로 2m40㎝에 이르는 거대한 지승자리(앉거나 누울 수 있도록 바닥에 까는 물건)처럼 예술성을 부각시킨 작품도 여럿 선보인다.
지승공예가 현대사회에서 재조명 받기 위해서는 식상함을 탈피할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고 느꼈다는 게 작가의 설명이다.
문 씨는 “지승 공예품은 화려하진 않지만 한지의 단아하고 잔잔한 매력이 담겨있다”며 “전통기술로도 얼마든지 세계적으로 호평 받는 예술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걸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문연희 씨는 1995년 제1회 전국한지공예대전에서 은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익산에 거주하면서 전주한지축제·원주한지축제 초대작가로 활동 중이다. ‘국제종이작가협회 영국 순회전’을 비롯해 프랑스·중국·일본·독일 등 국내·외 각종 종이 관련 전시회에 꾸준히 작품을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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