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오른다. 하얀 길을 따라 천천히 걷기를 시작한다. 한참을 걷다가 멈춰 선다. 길 끝에 펼쳐진 풍경들은 흐릿한 잔상이 돼 아련해지고 기억 속 인생의 계절은 순식간에 지나간다.’(작가노트 중)
이홍규 개인전 ‘내 마음의 풍경’이 오는 12일부터 25일까지 전주 우진문화공간 전시실에서 이어진다.
그의 그림은 마치 선비의 여유처럼 담담하고 정갈하다. 가지 위에 흰 눈이 소복이 내려앉은 나무와 고요한 풍광을 응시하고 있노라면 삶에 지친 몸과 마음이 정화된다.
그는 “곡예 하듯 버티고 살아온 삶에서 만난 눈길은 발자국 하나 없이 너무도 새하얗다”며 “그 길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어디서 왔는지 알 수 없지만 꿈 속 같은 기분이 들었다”고 말한다.
작품에서 보여 지는 눈, 바람, 공기, 달빛, 고요함 등은 그 순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찰나로 삶의 가치와 희망적인 가능성을 담고 있다. 아득히 먼 곳에서 풍경을 관조하고 있는 듯 한 작품은 풍경과 감정을 하나로 어우러지게 한다.
일상의 기억들이 쌓여 시간이 되고 과거가 되는 것처럼 그림 속 촘촘한 나무들은 하나하나가 모여 삶의 결을 이루게 된다. 단정하게 쌓인 눈 역시 켜켜이 쌓여 세월의 지층이 된다.
전주대 미술학과와 동대학원 미술교육과를 졸업한 그는 현재 전주교육대 출강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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