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흩어졌다 모였다… 생명 껴안은 우산

박인현 개인전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30년 작업세계 한자리

▲ 박인현 作 ‘umbrella-未完의 사과’

빗속 우산은 낭만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풍경이다. 또한 사랑과 보호, 화합과 화해, 용서와 나눔의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펼쳐짐과 접힘에서는 삶과 죽음이라는 상징적 의미도 읽을 수 있다. 박인현 전북대 미술학과 교수에게 우산은 세상과 소통하는 도구이자 그 자체로 인생이다.

 

박 교수가 우산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은 1986년 첫 개인전 부터. 비를 좋아하는 취향에서 시작된 화폭속 우산은 30여년 동안 수묵, 채색, 설치로 변주해왔다. 특히 40m에 달하는 평면수묵과 전시장에 설치한 실제 우산이 한 공간에서 어우러지며 독특한 조형미가 연출된 인상적인 전시로 ‘우산작가’라는 닉네임을 얻었다. 이후 틀에 갇히는 것이 싫어 자연에 매달리기도 했지만 미술계의 요구로 우산으로 돌아왔다.

 

그의 작품 속 우산은 생명체로 거듭난다. 모여짐과 흩어짐을 통해 다양한 형상을 이루는데, 산수를 만나면 산세의 골격이 되고, 나무를 만나면 잎과 꽃이 되며, 사과를 만나면 세포조직이 되기도 한다. 때로는 인간의 삶을 이야기하는 대변자로 등장하며, 새와 나비가 되어 허공을 부유하기도 한다.

 

박 교수는 “작품세계를 일관되게 관통하는 것은 전통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색다른 적용”이라며 “근엄한 전통에 대한 억눌림이 아니라 전통을 기반으로 한 새로움에로의 실험이자 도전”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연구년의 기회를 갖게 되면서 느릿한 시간을 누린 그가 5년여만에 개인전을 열고 있다. 지나온 흔적을 정리하고, 앞으로 펼쳐질 새로운 세계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담았다.

 

전시는 ‘박인현 그리고 우산이야기’를 문패로 내걸고, 30여년의 우산관련 작업을 정리했다. 비와 우산을 먹의 농담과 여백으로 표현, 전통적인 자연관조와 관념적 미의식이 표출된 초기 작업으로부터 서정과 서사, 인간과 생명의 도구로 표현된 근작까지 아우른다.

 

그는 “전통산수와 현대의 산물인 우산의 만남을 통해 전통과 현대, 자연과 문명, 생성과 소멸을 이야기하고 있다”며 “전통회화에 대한 재해석과 오늘의 담론을 담아내기 위한 고민, 실험정신을 바탕으로 한 도전 등 그동안의 작업세계를 모아낸 전시”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17일까지 도립미술관 서울관에서 이어진다.

은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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