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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의 숲에서 희망을 품다…우진문화재단, 이일순 초대전

▲ 이일순 作 ‘숲에서’

‘숲에서 마술사를 만났어요. 보자기 하나로 새도 날아오르게 하고 무지개도 피어나게 해요. 어찌 그리 신통한 마술을 부리냐고 물어보았더니 ‘믿는자에게만 보인다’라고 하네요.’

 

우진문화재단(이사장 김선희) ‘제62회 청년작가’로 선정된 이일순 화가의 초대전이 16일 개막했다. 낯선 풍경을 따뜻한 파스텔톤의 감성으로 전해온 작가는 성실하고 바지런한 작업으로 유명하다. 특히 초현실적인 화풍으로 일찍부터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했다.

 

열일곱번째 개인전이기도 한 초대전 주제는 ‘쉬어가기: 숲에서’. 삶에 대한 고민이 깊어진 작가는 이러한 자신의 모습을 작품에 가감없이 투영했다. 작가는 “새로운 숙제가 날마다 다가오는데 잘 풀어낼수 있을까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면서 “이번에는 작가로서, 생활인으로서 삶을 헤쳐가는 과정이 작품에 드러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전의 잔잔하고 동화적이면서 위로를 주던 작품은 좀더 무겁고 거칠어졌다. 전시장에 설치된 실커튼으로 만든 방은 작가가 위로를 받고 스스로 치유하는 공간. 실타래처럼 엉킨 모순의 현실을 정리하고 흘려보내는 내면의 지점이다. 숲도 마찬가지. 작가의 숲에는 그에게 의미있는 대상이 등장한다. 13년여 동안 가족처럼 지냈던 강아지와 작가가 늘 곁에 두는 책, 모자, 컵, 창문 등 그동안 관계를 맺었거나 그리워하는 대상, 또는 희망하는 것들이 상상의 공간을 채운다.

 

작가는 “매일매일 보고 느끼는 것들을 일기처럼 메모해두었다가 이미지화해 작품안에 넣었다”면서 “작업을 통해 품을 것은 품고, 흘려야 할 것은 흘려보낸다”고 했다. 작품은 작가의 삶을 기억하고 정리하는 방식인 셈이다.

 

캔버스에 아크릴물감을 수십번 덧바르는 과정을 통해 세밀하게 조형성을 다듬는 일관된 작업방식에 더해 내면의 세계를 보호하고 아픈 것들을 흘려보내는 흐름의 이미지를 더한 것이 근작의 특징이다. 전시는 29일까지 이어진다.

 

한편 이일순작가와 함께 우진문화재단 청년작가로 선정된 이호철 초대전은 7월 7일부터 20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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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수정 eunsj@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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